[무역의 날] 중소기업수출 전망 : 개미군단 지구촌행보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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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군단식 다품종 소량생산.수출" 최근 국내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WTO출범과 세계화바람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있다. 기존 수출전문 중소업체는 물론이고 내수만 하던 업체들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개미군단식 수출행군이 시작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OECD까지 가입한 상태여서 그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 수출현황 ] 중소기업의 수출바람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전체 수출과 대기업의 수출이 둔화되는데 비해 중소기업의 수출은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수출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올들어 9월말까지 중소기업의 전체수출액은 391억8,600만달러를 기록,지난해 동기대비 9.7% 증가했다. 이기간중 국내 전체수출액은 946억1,400만달러로 전년대비 4.8% 증가에 그쳤다. 대기업의 수출증가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3%에서 올들어 9월까지 1.7% 증가에 그쳐 지난해보다 무려 40.6%포인트나 감소했다. 이에따라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수출비중은 41.4%로 95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포인트 늘어났다. 중소기업의 산업별 수출증가율을 보면 1차산업(20.6%)과 중공업제품(19.0%)은 증가한 반면 경공업제품은 전년 동기대비 2.9%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지역으로의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엔화약세 및 원화강세로 일본 EU지역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은 계속 부진한 상황이다. 시.도별로는 충남지역 중소기업들이 올들어 9월까지 13억3,500만달러를 수출, 전년대비 82.8% 증가해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그다음이 경남(34.2%) 전남(21.9%) 경북(20.1%) 순이었고 충북 제주 인천 부산 광주 대구지역은 수출이 다소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수출이 이처럼 부각된 데는 대기업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철강 등이 가격하락에다 수출물량이 감소한 것이 한 요인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소기업이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활용, 급변하는 국제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한 것을 주요인으로 봐야 한다. 공동브랜드의 출범바람은 중소기업 자구노력의 대표적인 예이다. 중소기업들은 공동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고 수출을 늘려나가고 있다. 13개 중소기업의 피혁잡화 공동브랜드인 가파치가 2년여만에 중국내에만 20여개의 직영매장을 개설, 현지 수출을 늘리고 있다. 신발 공동브랜드인 귀족은 최근 파키스탄 수입상인 월드컴퍼니와 50만달러 상당의 신발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해외 판매법인 설립문제를 검토중이다. 80여개 중소 교복업체들도 공동브랜드 아이니를 최근 출범, 공동판매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들어 9월말까지 중소기업의 자체상표 수출비중은 4.5%로 지난해 동기의 4.1%에 비해 0.4%포인트 높아졌다. [ 수출전망 ] 국내 경기는 내년 2.4분기에나 가야 다소 회복되리라는 전망이 전문기관들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수출경기는 국내 경기와 그다지 상관이 없고 오히려 내수가 안좋을수록 수출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내년께는 어떤 품목이 수출 주력품목으로 떠오를 것인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전문기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대체로 기계류 자동차부품 전기.전자부품 섬유.섬유기계 등이 중소기업의 주력 수출품목이 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기계류가 동남아 아프리카, 자동차부품이 미국 일본 동남아 동유럽, 전기.전자부품이 중동 유럽 중남미, 섬유기계가 동.서남아 중남미 동유럽 아프리카 등지에 활발히 수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품목은 무엇보다도 수출대상 지역의 시장규모가 크고 동시에 최근들어 이들 지역의 수입증가세도 늘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부품의 경우 최근 1년여 사이에 130여개 부품업체들이 집단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부품 대량수출이 예고되고 있다.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폴란드 등은 새로운 부품수출 유망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 중남미지역은 섬유.봉제산업이 한창 부상하고 있어 연사기 직기 자수기 등 우리나라가 품질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춘 섬유기계가 판로를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 직물 등 섬유제품 역시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 지역 수출이 증가, 현재 최대 수출국인 중국.홍콩 물량의 5%선에서 내년께는 10%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반면 한때 수출 주력업종이던 완구 신발 가구 등은 중국산 등에 밀려 수출이 더욱 침체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생산코스트가 낮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쟁품목 역시 미국 일본 등 전략시장 일수록 경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수출을 보다 늘리기 위해선 수출절차의 간소화, 수출용 원재료의 관세인하, 해외시장 개척 자금확대 등 정부지원도 뒤따라야 한다고 중소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