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한경 소비자대상] 마케팅상 : 크리에이티브..011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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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언어로 된 쉽고 강한 컨셉트와 유머러스한 표현. 제일 보젤이 제작한 한국이동통신의 011광고는 고가의 서비스제품임에도 불구, 웃음을 유발하는 독특한 유머광고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광고업계가 011광고를 국내유머광고의 압권으로 평가할 만큼 기획및 작품완성도가 뛰어나다. 이 광고의 최대 강점은 내용이 유머러스해 보는 사람을 웃게 만드는 점. 동시에 유머러스한 내용이 011서비스의 질과 이미지에 꼭 들어맞는다. 광고는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의 눈길을 멈추게 할수 있다. 바로 이점에서 011광고는 올해 나온 수많은 광고중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잘 기억되는 광고로 손꼽힌다. 011광고는 "두형사"편과 "사자"편의 시리즈물로 줄거리를 갖고 있는 스토리텔링식 광고이다. 제 1탄인 두형사편에서는 두형사로 분한 채시라와 권용운이 손에 총을 든채 어느 건물지하로 잠입한다. 범죄현장을 덮치기직전 잠시 심호흡을 가다듬는 두형사, 긴장감이 최고조에달한 바로 그순간 난데없는 전화벨소리가 정적을 깬다. 권용운의 옆구리에 찬 휴대폰이 주책없이 울린 것이다. 이 때문에 갱단에 사로잡히는 신세가 된 두형사. 광고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디지털 011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사자편은 잠든 사자곁을 살금살금 지나가다 디지털011의 벨소리 때문에 사자를 깨우고 마는 내용이다. 산속 바다위 섬 복잡한 도시등 언제 어디서나 잘 통하는 011의 컨셉트가 역설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때로는 휴대폰이 정말 울리지 않았으면 하는 상황에서도 예외없이 울려 일을 저지르고 마는 것이 디지털 011광고시리즈의 묘미다. 011광고는 짧은 광고방송의 특성을 잘 살린 함축된 메시지와 긴박한 스토리전개, 유머러스하고 기상천외한 반전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에따라 정보중심메시지로만 돼있는 다른 통신관련업체들의 광고와 확실한차별화가 되면서 소비자들에게는 광고를 보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광고주나 광고제작자들은 한국적 정서에서 유머광고의 힘에 대해회의적으로 생각해 왔다. 특히 통신서비스와 같은 고기술제품에 있어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이자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수단인 광고를 "우습게" 만든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일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기존 관념에 대한 뒤집기이자 우리나라 광고계에 유머광고의가능성을 연 새로운 시도로서 011광고의 의미는 크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