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신고 안한 곳 강제 편입 .. 위장계열사 적발 의미/특징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에 대기업의 위장계열사를 대대적으로 적발해냄으로써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대기업그룹들의 비중이 여전히 증가일로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번 판정에 대해 일부 기업집단들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논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73개사가 자진신고 또는 공정위직권으로 계열사로 편입됐는데 지난 10월 중소기업 고유업종을 침범하다 적발된 16개사까지 합하면 올들어 1백13개 업체가 위장계열사로 밝혀진 셈이다. 위장계열사들의 특징 =대부분 소규모회사다. 30대 기업집단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1천억원 이상인 기존 계열사는 2백70개사로 전체의 40.4%였으나 이번에는 전체 편입대상의 18%(13개사)에 불과하다. 자금회수나 유통망 확보차원에서 부실회사를 인수하거나 그룹에 편입하면 임금을 높여 줘야 하는 점을 피하기 위해 위장계열로 둔곳도 있다고 공정위는분석했다. 공정위 향후 계획 =친족경영 인정범위 사실상 지배회사인 계열사 편입기준등을 지침으로 제정한다는게 공정위 방침이다. 유선방송 생명보험 금융 정보통신등 출자 금지.제한분야를 집중 감시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과정에서 30대계열 건설업체들이 위장 계열사로 건축사사무소를 많이 두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됨에 따라 건축.설계 분야의 위장계열사 조사도 강화키로 했다. 또 대기업 총수의 친인척 회사나 종업원 출자회사, 비영리법인을 통한 우회출자 회사등의 계열사 판단기준도 보강하기로 했다. 업계반발 =계열사가 아니라고 확신,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현대그룹과 기아그룹은 강제편입및 고발이라는 충격타를 맞았다. 이들 그룹은 지엽적인 문제는 있으나 지나치게 까다로운 제도의 희생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계열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그룹측과 공정위의 시각이 다르다는 점이다. 기아측은 기산지분을 대주주가 아닌 종업원 2만5천7백여명의 개인명의로 보유하고 있고 이중 1%이상 주주는 한사람도 없다면서 계열사가 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계열사로 편입되면 지급보증이나 출자총액한도 제한규정의 적용을 받음으로써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어 반발은 더욱 강도가 세질 전망이다. 현대측도 한국프랜지가 오래전에 그룹에서 완전 분리돼 독립경영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이번 결정에 대해 불만을 털어 놓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