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우리회사 신세대팀) 대우 시뮬레이션 컨설팅팀

수백억원 규모의 공장을 짓고 부순다. 그리고 완공된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는지, 한쪽 생산라인에 과부하가 걸리지나 않는지를 점검해본다. 대우정보시스템의 시뮬레이션 컨설팅팀이 주로 하는 일이다. 물론 컴퓨터를 통한 가상현실속에서다. 비단 제조공장만이 아니다. 회사경영조직을 개편해 업무효율을 점검해 보기도 한다. 언뜻보면 컴퓨터마니아들이 즐기는 가상현실 게임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들이 내세우는 구호에는 게임이상의 무게가 실렸다. "귀사의 미래를 바꿔드립니다" 팀구성원의 연륜만을 고려하면 "6인조 사기꾼"으로 몰릴만한 자신감이다. 송희석팀장(33)을 제외하면 5명이 30세이하. 이들이 산전수전 다 겪은 최고경영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들은 산업공학및 관련학과 석사들로 이뤄진 두뇌들. 이들은 시뮬레이션 분석에 필요한 다양한 전문지식으로 무장하고 있다. 실제상황에서 발생할수 있는 각종 돌출문제를 꿰뚫지 못하면 수백억 투자가 물거품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가정책사업으로 추진중인 "G7프로젝트"의 주역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KAIST 서울대등과 G7프로젝트의 하나로 시뮬레이션 패키지프로그램 개발에 나선 것. 이들은 내년쯤 국내 기술로 개발한 프로그램 출현을 자신하고 있다. 이들이 시뮬레이션 컨설팅서비스에 관한한 국내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통하는 이유다. 팀 구성원들은 한가지 점에서 서로 닮았다. 지독한 일벌레들이라는 것. 팀장을 맡고 있는 송희석과장은 팀내 발표능력의 일인자이다. 그래서 시뮬레이션 분석결과는 대부분 송과장의 입을 거친다. 김정욱(30)씨는 추진력이 뛰어나다. 썰렁한 회식자리나마 가끔씩 만들어내는 주인공이다. 윤찬균(29), 오부경(30), 김승환(30)씨 등은 스트레스를 일로 푸는 스타일. 밤새워 일하는 것은 기본, 밥맛없으면 식음도 전폐한다. 직장을 고르는데 개인 여가시간을 최고로 꼽는 요즘 신세대들과 차이가 있다. 막내 오석찬씨(26)는 일에 대한 이해력이 빠르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 천재로 통한다. 의뢰업체가 많게는 몇백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에 대해 가능하면 빨리 합리적인 분석을 내려야 한다는건 항상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이다. 그러나 의뢰업체가 생각도 못한 문제를 찾아 냈을때 큰 보람을 맛본다. 이들이 "몸은 신세대 사고방식은 구세대"로 만족하는 이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