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살아 있었구나..." .. 북한 탈출 17명 서울 오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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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김경호씨 일행은 9일 김포공항에 도착하면서 "자유를 향한 엑소더스"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들은 김포공항 제2청사 17번 입국 게이트에서 취재진들의 사진촬영 및 질문공세에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이면서도 자유를 찾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미리 대기하고 있던 김씨의 맏형 경태씨(70) 등 마중 나온 가족들과 눈물의 상봉을 했다. ."나 모르겠니" "형님.... 입국장에서 45년만에 극적인 형제 상봉을 이룬 김씨와 친형 경태씨는 서로 얼싸안고 반가움에 어쩔줄 몰라해 보는 이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휠체어를 타고 온 경태씨는 "정말 살아 있었구나"라며 동생을 계속 부등켜 안았다. 김씨의 부인 최현실씨(57)도 작은아버지 전도씨(78.송파구 신전동)와사촌동생 철욱씨(43.서울 베델의원장) 등 가족 친지와 손을 마주 잡고 반가움을 나누었다. 이날 2층로비에는 김씨의 맏형 경태씨와 아들 흥석씨(33)등 가족들이 입국 2시간 전부터 대기. .김씨 가족들은 입국장 앞에서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감정이 복바치는 목소리로 "가족이 모두 무사히 한국땅을 밟게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김씨는 거동이 불편한 탓인지 손을 절반 정도 밖에 들지 못했으나 그래도환한 얼굴로 자유의 품에 안긴 기쁨을 만끽. 또 임신 7개월째인 김씨의 막내딸 명순씨는 어머니와 남편 김일범씨의 손을 꼭 잡은채 긴장을 풀고 안도하는 표정을 짓기도. .공안당국은 이날 김씨 일행의 신변안전을 위해 보안에 크게 신경을 썼다는 후문. 특히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수송항공기인 618편엔 화물도 싣지않았다고. 또 이코노미스트석 (일반석)의 여러 곳으로 김씨 일행을 분산시켜 앉혀 정확한 탑승위치를 알지 못하게 했다. .한편 김씨일가는 홍콩에서 서울에 이르는 동안 내내 긴장된 모습을 보이다가 착륙을 위해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자 높이선 서울의 아파트단지에 내심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고 동행 당국자는 전언. > 김경호(61.전함북 회령 영예군인공장노동자) 최현실(57.무직.김씨 부인) 김씨 차녀 김명실 가족(4명) 김명실(36.무직) 사위 김영환(38.회령시 탄광기계공장 노동자) 손자 김충진(6) 손녀 김충심(3) 3녀 김명숙 가족(4명) 김명숙(34.무직) 사위 박수철(38.회령시 양정사업소 노동자) 손자 박현철(9.학생) 손녀 박봄(5) 장남 김금철 가족(3명) 김금철(30.회령시 도로시설대 운전수) 자부 이혜영(26.무직) 손자 김금혁(3) 4녀 김명순 가족(2명) 김명순(28.무직) 사위 김일범(28.회령 곡산탄광 노동자) 차남 김성철(26.회령시 편의협동조합 노동자) 기타 최영호(30.사회안전부 안전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