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방 선생 춤세계 무대에 .. 15~16일 고희기념 대공연

우봉 이매방 선생의 춤 세계가 한 무대에 총 집약된다. 15~16일 오후 7시 국립극장대극장에서 마련되는 "이매방 고희기념 무용대공연"이 바로 그 자리. 이매방 선생은 승무와 살풀이춤 등 2종의 무형문화재 기능을 보유한 인간문화재. 같은 승무 인간문화재였던 한영숙 선생이 89년 타계한 뒤 외롭게 전통무용의 대를 잇고 있다. 그는 9세부터 13세까지 부모를 따라 만주에서 사는 동안 유명한 경극배우 매난방을 만나 춤의 맥을 잡았다. 매난방은 그가 본명 규태를 버리고 매방을 예명으로 삼을 만큼 평생을 흠모한 스승. 12살때 만주에 들른 배구자무용단과 함께 공연했으며, 국내에는 15살때 목포의 명인.명창대회에서 승무를 추면서 데뷔했다. 판소리가설무대에서 춤솜씨를 인정받은 그는 조부 이대조씨에게 춤을,박영구선생에게 북을 배웠다. 그의 승무는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운 춤"으로 불린다. 정교한 북가락과 함께 염불 도드리 타령 굿거리 자진모리의 순으로 이어진다. 북소리에 맞춘 장삼자락의 솟구침과 흩날림이 온갖 번뇌를 뿌리친다. 그는 "춤은 한으로 추는거야. 그래야 추는사람도 보는 사람도 뭔가 느끼게 돼"라고 설명한다. 한이 절제돼 정아하게 표출되기는 살풀이춤도 마찬가지. 잉어걸이 (좌우걸이) 완자걸이 까치디딤 비딛음 등의 바쁜 발놀림속에 수건을 뿌리고 거둬 들이면서 흥취를 돋운다. 한을 허공에 날려 없앤다기보다 달랜다는 인상이다. 이번 무대에는 김진홍 국수호 김정녀 최은희씨 등 선생의 춤을 전수받거나 이수한 제자 70여명이 출연, 그의 춤세계를 기린다. 문의 313-5775.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