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된 아파트 헐지 않고 새집으로" .. '한강 외인아파트'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 집다오" 잠실등 5개 저밀도지구의 고밀도 재건축이 도시기능 마비, 주거환경 악화등 많은 논란을 빚는 가운데 노후 아파트를 골조만 제외하고 배관부터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뜯어 고쳐 새 아파트로 만드는 단지가 있다. 화제의 아파트는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300의 24에 있는 "한강 외인아파트"로 주택공사가 18개동, 500가구의 이 아파트단지를 전면 개보수하는것이다. 지난 3월 시작된 이 단지의 개보수작업은 3~4개동 단위로 이뤄진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주민은 단지내 빈 집으로 잠시 이주시키고 공사가 끝나면 이들을 입주시킨 후, 다음 단위의 동에 사는 주민들을 빈 아파트로 이주시켜 이를 개보수하는 순환재개발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개보수 내용은 수도및 전기배관 양변기 욕조 라지에타 세면기 천정재 출입문 주방가구 조명기구 배선기구 욕실타일의 교체 발코니샷시 세탁기용발코니신설과 위성방송 공청시설및 전화회선 증설 화재설비보완등이다. 신축된 지 25년이 지난 헌 집을 그야말로 완전히 새 집으로 개조하는 셈이다. 이번 개보수작업은 기존의 재건축사업과 달리 아파트를 헐어내지 않고 새 아파트로 만든다는 점에서 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아파트를 헐어내고 기존과 똑같이 5층짜리 18개동, 500가구를 재건축할경우 예상되는 비용은 400억원. 반면 개보수 비용은 총 80억원으로 20%에 불과하다. 또 골조를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폐자재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환경보호측면에서 커다란 장점이다. 특히 고층아파트에도 이 방식을 적용할 수 있어 많은 문제를 낳은 것으로 우려되는 고층아파트 재건축의 해법도 될 수 있다. 이에따라 건축수명 60년으로 진단된 한강 외인아파트는 수명을 100년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주공 관계자는 "전국의 400만가구 아파트중 100만가구에 달하는 저층아파트를 이런 방식으로 재건축하면 엄청난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