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언] "국내 위성방송사업 즉각 시행되어야 한다"

95년8월5일 무궁화위성 1호와 96년1월14일 무궁화위성2호가 동경116도에 나란히 놓이게 되면서 국내 위성관련 사업 진출이 본격화 됐다. 동시에 세계 22번째로 독자적인 위성을 보유, 정보통신의 선진국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우리 위성은 올해 말이면 독자 운영 1년을 맞게 된다. 그동안의 운영현황을 보면 1,2호의 통신중계기 24기중 19기가 한국통신을 비롯 국가기관 민간기업 그리고 통신사업자에 의해 이용되고 있다. 이렇게 짧은 기간내에 위성통신 중계기가 다량 판매된 것은 세계각국의 위성통신사업에서 유례가 없는 드문 사례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통합방송법은 정작 만들어놓고도 정치권의 정략적 고려때문에 아직 2년째 입법화하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위성방송참여를 선언한 20여개 국내기업들은 사업추진에 많은 애로를 느끼며 각종 소문에 휩싸여 우왕좌왕하고 있다. 보다 시급한 것은 금년말이면 위성 수명이 1년씩 줄어 위성방송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1호는 3년으로, 2호는 9년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국민의 채널선택권이다. 현재 한국시청가능지역으로 하는 위성방송은 19개의 위성에서 99개채널이 방송중에 있다. 이미 일본의 NHK위성방송이나 STAR TV수신기는 웬만한 가정에서는 보편화되어 일간지에도 이들의 방송프로그램 안내가 게재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금년11월 일본 최초의 위성디지털채널 방송인 "퍼팩TV"의 57개채널을 시작으로 97년10월 Direc TV의 100여개채널, J스카이B사의 150개채널 등 기존 99개채널을 포함해 내년말쯤이면 500개에 가까운 채널의 위성방송이 대한민국상공에 뿌려져 국내위성방송은 시작도 못해볼 지경에 놓여 있다. 따라서 무궁화위성에 의한 국내위성방송은 즉각 실시되어야 한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보통신의 혁명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으며 이제 더이상 국내적 상황이 위성방송을 미루는 변명이 되어서는 안된다. 일각에서는 이제 막 시작한 케이블TV를 일정기간 보호하기 위해서 위성방송실시를 미뤄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고 한다.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며 이순간에도 99개채널의 외국방송이 쏟아지고 있고 내년말까지 500개채널이 방송되는 시점에서 국내 위성방송이 더 이상 지연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무궁화위성사업도 나름대로 국민적 합의에 의해 국책사업으로 추진되어 온 만큼 국민을 위한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 측면에서도 국내위성에 의한 위성방송은 즉각 시행되어야 한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단기간은 정책적조정이 필요하겠으나 미국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 케이블TV는 지역내 마라톤이나 시의회 실황중계, 유치원프로그램, 고속도로나 간선도로 교통정보전문채널 등 지역정보채널중심으로자리가 잡히고, 위성방송은 보다 국가적인 정책토론 스포츠 예술행사 등 지역간을 연결하는 채널로 자리잡아 상호 경쟁속에서도 상승발전을 하고 있다. 정부관련당국과 정치권은 위성방송에 대한 우리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홍수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