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성공했다] '미크론정공' .. "미크론의 오차도 없다"

반도체 금형업체인 미크론정공(대표 이정우)에는 최근 겹경사가 있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이회사는 지난 무역의날에 수출 500만불 탑을 받은데 이어 이달초에는 제1회 경기도 중소기업 대상(경영부문)을 수상했다. 소량 다품종에 주문생산 방식인 금형산업의 특성상 해외수출이 어려운 실정에도 불구, 수출 500만달러를 돌파하기는 업계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특히 이회사는 고도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반도체 금형을 자체 개발해 모토로라 필립스 톰슨등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에 수출하고있어 이번 수상의 의미는 값지다고 할수있다. 이사장이 반도체 금형과 인연을 맺은것은 67년 우연히 신문에서 한국에 진출한 모터로라의 구직광고를 보면서부터. 기계과를 졸업한 그는 이회사가 모터와 롤러를 만드는 기계회사인줄 알고 응시, 당시만해도 생소한 반도체 생산업체에 취직하게된다. 그후 초고속 승진으로 상무까지 올라간 이사장은 88년 창업했다. 회사 이름도 1,000분의 1 단위인 "미크론"정공으로 붙여 미크론 단위의 오차도 허용하지않는 초정밀 금형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거대한 쇳덩어리를 미크론 단위의 정교한 금형으로 깎고 파내는 작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과도 같다. 그러나 막상 이작업은 높은 기술력과 장시간의 숙련노동을 동시에 필요로 하기때문에 최근에는 3D업종으로 불리며 기피산업이 되다시피 하고있다. 이사장은 이런 척박한 풍토에서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꼭 필요한 기반기술의 하나이면서도 가장 취약한 분야로 꼽히는 금형산업에 사명감을 갖고 조그만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로 버텨왔다. 예상대로 사업은 어려웠지만 만들기 쉬운 범용금형을 많이 팔기보다는 고부가가치의 반도체 금형 개발에 주력했고 내수시장보다는 일본과 미국등 선진시장 수출에 힘을 쏟았다. 창립 9년째인 이회사의 올해 매출실적은 70억원으로 기술력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그동안 사업 확대보다는 기술개발에 주력해 해외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을 만들고자했던 이사장의 집념으로 매출실적중 수출비중이 70%에 이르고있다. 덕분에 올해 국내 반도체 관련업계가 불황의 늪에 빠졌어도 수출 확대로 20%의 견실한 성장을 이루었다. 해외진출을 위해 내년초에는 필리핀에 50만달러를 투자해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마닐라 근교 공업단지에 현지 공장을 내년말까지 완공할 구상이다. 이지역에는 필립스등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들이 밀집해 있어 최근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있는 동남아 시장 진출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이회사가 최초로 개발한 유압실린더 구동 방식의 반도체 금형을 말레이시아 모토로라 반도체 생산공장에 약 250만달러어치를 공급키로했다. 내년에는 필립스와 공동으로 기존 금형보다 시간당 처리속도가 3배이상 빠른 고속다발 프레스 반도체 금형을 개발, 상반기중 상품화한다. 이와함께 반도체 후처리 장비인 트림/폼 장비를 개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사업의 고부가가치화를위해 반도체 사업부를 신설하고 무선통신용 첨단 반도체 부품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사장은 기술개발과 함께 사원복지에도 남다른 신경을 쓰고있다. 창립 당시부터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표방하고 사원주주제를 도입해 해마다 사원들에게 10%이상의 배당을 실시하고있고 매년 회사이익금의 3%를 사내복지기금에 출연해 복지 향상에 힘쓰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