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선 이미 양산단계 돌입 .. 전기차 개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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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로에 전기차가 운행됨에 따라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고조될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의 전기차 실제 운행은 차량 성능을 따지기 앞서 대체에너지 자동차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삼성이 발표한 SEV-IV를 수치상으로 볼때 성능이 크게 뛰어난 편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차세대 전지로 불리우는 니켈메탈수소전지가 개발됐고 일부 전기차는 최고시속 1백40km, 1회 충전 주행거리 3백90km의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가장 먼저 실험실을 벗어났다는 점이다. 외국은 이미 전기자동차의 양산시대를 맞고 있다. 미국의 GM은 지난 11월 세계 자동차업계 처음으로 양산 전기차의 판매에 들어갔다. "EV-1"으로 명명된 이 차는 아직 성능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뛰어난 디자인과 환경보호에 관심있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받으며 예상밖의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업체들의 전기차 개발열기는 전체 판매차량의 10%를 대체에너지 차량으로 팔 것을 의무화해놓은 캘리포니아주 대기정화법의 발효시기가 2003년으로 다가오면서 더욱 가열되고 있다. 포드나 크라이슬러도 전기와 태양광을 함께 사용하는 전기차를 개발해 놓고 판매시기만을 저울질 하고 있다. 특히 이들 빅3 업체는 미국 정부와 함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일본업체들도 닛산이 내년봄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전지를 장착한 전기자동차를 판매키로 했으며 도요타는 니켈메탈수소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4인승 전기차를 내년부터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판매키로 했다. 그러나 전기자동차가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헤쳐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전기차의 핵심인 전지의 성능과 가격이다. 오염물질인 납축전지를 대체할 차세대전지가 실제 차량을 운행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으며 가격또한 엄청나게 비싸다. 따라서 전기차가 실제 대중화를 맞는 시기는 2000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같은 과제는 우선적으로 업계가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선진국이 전기차 구매자에 각종 세금과 보조금 지원도 아끼지 않고 이쓴데서 볼 수 있듯 정부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전기차에서 가솔린차의 성능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잘못된 인식도 정부가 앞장서 바꿔나가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