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뉴리더] 배준희 <LG유통 FS사업부 중부영업소장>

"자르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는 사람. 명예퇴직을 종용하는 대기업 오너 얘기가 아니다. 무 배추 쇠고기 등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기업체 구내식당에 공급하는 식자재유통 전문가를 말한다. LG유통 FS(푸드서비스)사업부 배준희 중부영업소장(부장). 이 회사 식자재유통사업의 선봉장이다. 선봉장치고는 경력이 짧다. 식자재유통파트로 옮겨 온지 채 1년이 안됐다. 그런데도 그는 사내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화려한 경력때문이다. 주류바이어 8년, 슈퍼마켓점장 8년, 농수산물바이어 2년... 유통업에서 20년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식자재유통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공급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배부장은 지난 3월 "식자재규격화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구내식당에서 요구하는 식자재의 품질 크기 무게 등을 규격화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최근에는 쌀의 단백질 수분 등 미질을 측정하는 기계를 도입해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그는 부하직원들에게 잔소리 많이 하기로 유명하다. 식품 유통을 맡고 있는 이상 안전성과 위생관리에 철저해야 한다는 평소 신념 때문이다. 이같은 그의 노력으로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 매출성장률은 예년의 두배이상인 30%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벤더를 통한 구매보다 산지직접구매를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그는 원가절감도 절감이지만 품질 좋은 농산물을 골라내고 크기 등을 기준으로 표준화하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