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반군, 리마 일본대사관저 점거] 페루정부, 협상 시작

페루에서 좌익반군단체가 일본대사관저를 급습해 약 4백여명을 인질로 잡은지 이틀째인 18일밤(현지시간) 반군단체인 MART(투팍 아마루 혁명운동)와 정부측의 5인 특별위원회가 인질석방 등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이에앞서 테러범들은 당초 협박한 인질처형을 실행에 옮기지 않고 대신 독일 캐나다 그리스대사 등을 포함한 수명을 차례대로 석방하며 정부측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는 표시를 했다. 석방된 외교관속에 한국의 이원영대사는 포함돼있지 않았다. 테러범과 정부특별위원회간에 벌어진 18일밤의 1차 협상에서 테러범측은 MART의 지도자인 빅토르 폴라이를 비롯한 4백명에 이르는 동료조직원의 석방을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페루정부에서는 후지모리대통령 주재로 테러범의 요구와 현실적인 인질구출작전 등에 대한 심야회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군특공대와 FBI(연방수사국) 인질구출팀을 페루에 급파할 용의가 있다고 18일 발표했다. .외무부는 페루 좌익게릴라들에 의해 억류중인 이원영 주페루대사의 안전한 조기 석방을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며 19일에도 비상근무를 계속. 외무부는 중남미국 직원들이 18일밤 철야근무를 한데 이어 이날 오전 송영식 제1차관보 주재로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분주한 모습. 외무부는 이번 사건이 15개국 대사가 포함되는 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고 인질범들이 선진국 대사들을 우선적으로 풀어주고 있는데 대해 긴장하는 모습. 한 당국자는 "협상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일본의 이케다 유키히코 외상이 19일 오후1시께 현지로 출발할 예정이어서 현지에 도착하려면 20시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따라 사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 한편 이대사와 함께 억류중인 것으로 알려진 재일교포 이명호씨(32)는 재일사학자인 이진희의 장남이며, 2년전부터 일 미쓰비시상사 페루지사장 보좌역으로 근무해왔다고 현지 대사관 관계자는 설명.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