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등 공공시설 파업으로 시민들 큰불편겪어

노동법 개정에 반발하는 노동계의 파업이 나흘째 계속된 29일 지하철 병원등 공공시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민노총 "개정 노동법" 반대집회에 참석한뒤 귀향하는 지방 근로자들이 고속도로에서 전날 오후상경때와 마찬가지로 서행운전에 나서면서 여의도 주변도로는 물론 고속도로가 한때 정체현상을 빚어 일반 차량운전자들이 짜증을 내게 했다. 귀향하는 근로자들은 서울에서 회덕인터체인지까지 구간에서 주로 1차선을 시속 30~40km 로 서행하며 경적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파업 이틀째인 서울지하철과 29일 새벽 파업에 들어간 부산 지하철은 비교적 정상운행됐으나 대체 투입된 기관사들의 숙련도가 떨어져 전동차 문이 제때 열리지 않거나 차가 갑자기 섰다가 출발하는 등 작은 사고가 잇달아 발생,시민들을 불안케 했다. 서울지하철공사는 비노조원 간부기관사등 3백50명을 운전요원으로,소방공무원 청원경찰등을 차장으로 대체 승차시켜 평소 휴일운행 체제인 6~10분 간격으로 전동차를 운행했다. 공사측은 가능한 모든 인원을 총동원할 경우 앞으로 최대 2주간은 정상운행이 가능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배차간격 연장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 지하철 노조측은 전체 조합원의 80%수준인 7천2백여명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으며 나머지 조합원들도 출근한 뒤 근무를 거부,사실상 모든 조합원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지하철의 경우 승무 정비 등 핵심요원중 80%가 정상근무,대체로 정상운행되고 있으나 역무원 부족으로 일부 역에서 매표에 차질을 빚었다. 이와 함께 사흘째 파업을 하고 있는 서울대 병원등은 응급환자를 제외한 일반 외래환자와 입원환자들의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대 병원노조는 중환실과 수술실에 적정인원을 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양중앙병원 전남대병원 등 4개 병원이 30일부터 전면 파업에 동참하고 서산의료원등이 시한부파업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파업이 확산될 움짐이이어서 시민들이 심한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병원노련 관계자는 "개정된 노동법이 철회되지 않으면 청량리정신병원 소화아동병원등 서울지역 5개 병원노조와 가톨릭의과대학노조등 9개 지부등도 내년 1월초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