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대결 수위조절 "난제" .. '노동법 정국' 고심하는 여/야

노동관계법 개정에 따른 노동계의 파업사태가 주춤해지는 양상을 보이고있는 가운데 여야는 각각 파업분위기 진정및 대여투쟁수위 조절 등을 놓고고심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30일 국무회의에서 노동관계법 등의 공포안이 의결된 만큼 앞으로의 파업은 "불법"이라고 규정, 엄격한 사법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야권은 노동관계법 개정을 "원천무효"라고 주장, 31일 서울역 등에서 특별당보 가두배포에 나서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한국당은 내년초 노동계 파업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도부가 경제현장을 방문하는 한편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소집을 추진하는 등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나 야권은 "장외투쟁 불사"라는 강경대책까지 고려하고 있어 정국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여권 ]]] 신한국당은 이날 이홍구 대표 주재로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완화기미를 보이고 있는 노동계의 파업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대표는 이날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 처리에 대해 야당이 심판청구를 하는 등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대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당부하면서 "노동관계법 공포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만큼 파업사태에 대한 법적 대응을 위해 당정이 의견을 조율하라"고 지시했다. 이와관련, 강삼재 사무총장은 "앞으로의 파업은 불법이며 법적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대응방침을 분명히했다. 신한국당은 이와함께 경제활성화를 위한 여론 환기와 당의 의지를 분명히하기 위해 이대표와 당 3역을 비롯한 고위당직자들이 내년 1월3일 인천컨테이너부두 시찰을 시작으로 경제현장을 잇달아 방문키로 했다. 신한국당은 또 "노동관계법 보완 특별전담반"을 "근로자 지원및 생활안정 특위"로 확대 개편, 개정된 노동관계법 시행에 따른 근로자지원 후속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한국당은 도로교통법 등 미처리된 53개 민생관련법안 처리가 시급한 점을 감안, 내년초 노동계 파업 등의 추이를 보아 야당측과 국회운영일정을 협의,가급적 회기가 내년 1월21일까지로 돼있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이들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 야권 ]]]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신한국당의 노동관계법및 안기부법 개정안 기습처리에맞서 김영삼대통령 면담요구 항의농성 등에 이어 법정및 가두홍보투쟁에 본격돌입했다. 양당은 30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반독재투쟁 공동위" 법적투쟁소위를 열어 노동관계법및 안기부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위해 헌법소원과 헌법기관간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내기로 결정했다. 양당은 또 이날 "날치기" 비난광고및 현수막, 특별당보를 통한 홍보활동에 착수했다. 양당은 특히 31일 오전 양당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역 영등포역 서초동고속터미널 등에서 특별당보를 배포할 예정이다. 이같은 양당의 대여투쟁은 지난 26일 김대중 김종필총재 회동에서 합의된6개항중 대규모 장외투쟁안을 제외한 5개항을 그대로 행동에 옮긴 것이다. 두 야당은 아직 공식화하지는 않고 있지만 여권의 대화재개요구에 무조건적으로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여권이 노동계의 파업사태와 국민불안을 초래한 "날치기" 법안처리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하며 법안도 다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재심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당은 이런 "법안처리 무효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안기부법에대한 재야민주세력의 거센 반발, 노동관계법에 대한 노동계의 저항이 결합돼엄청난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야당은 특히 연말연시라는 특수성 때문에 일시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노동현장의 파업사태를 여권이 "상황종료"로 판단하고 정국을 멋대로 끌고가려할 경우 파업사태는 내년초부터 다시 확산일로를 걷고 급기야 내년 봄에는 사회전체의 대혼란으로 비화, 파국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이 이런 야당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현시점에선 극히 낮아두 야당은 당분간 당조직을 활용한 대여투쟁을 벌여나가면서 필요할 경우 유보해놓은 대규모 장외투쟁카드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