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인사 새해 소망] 백낙청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모든 분야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겠지만,그중에서도 문학이 튼튼하게 중심을 잡아줬으면 좋겠다. 문학의해가 지났다고 해서 정부당국이나 사회일반의 관심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물론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갈 주체는 역시 문학인이어야 한다. 아울러 독자들의 애정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문학 내적인 문제로 눈을 돌려보자. 우선 새로운 세대의 감수성에 대해서는 항상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하지만 선배작가나 작고문인들의 업적을 제대로 계승하려는 움직임도 그만큼 중요하다. 여론매체나 독자들이 너무 유행에 민감한 게 아닌가 근심스러울 때가 있다. 문학이란 그렇게 호들갑스럽지도 않고 또 일회적인 "눈길끌기"로 승부할 일도 아니잖은가. 범문단적 관심사로 떠오른 근대문학관 건립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서울시내에 들어서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경기도 일대에 부지를 물색중이라는 얘기가 들리는데 그렇게 외따로 떨어져있으면 소외받기 쉽다. 예총에서 추진중인 문화예술특구에 "문학의 거리"를 추가하고 거기에 근대문학관을 세우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