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가격경쟁력 일본업계에 역전

[ 도쿄=이봉구특파원 ]국내 조선업계의 가격경쟁력이 일본업계에 오히려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나 중격을 던져주고 있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최근 작성한 "한.일 조선경쟁력비교"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선박 건조비용을 100으로 놨을 때 한국의 건조비용은 105로 오히려 5포인트 높아 지금까지 유지되어온 우리업계의 가격우위체제가무너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건조비용을 세부적으로 보면 엔진 및 기타 기자재는 일본과 같은 수준이나 강재와 노무비 부담이 일본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가격경쟁력이 일본에 추월당한 것은 일본이 작년 6월이후 원자재비의 절감과 공장자동화로 건조원가를 낮춰온 반면 한국은 임금이 상승한데 비해 생산성은 낮기 때문이라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국은 임금수준이 일본의 55-60%밖에 안되나 생산성은 일본의 50%전후에 머물러 종합적으로 더 높은 노무비 부담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 조선업계는 작년 6월 이후 자재의 해외조달비율을 기존의 5%에서 15-20%선으로 높이고 일본내 자재업체의 공급가격인하를 유도함으로써 전체 건조비용을 30-40% 삭감했다. 또 건조공정을 간략화하는 한편 설비자동화를 실시 생산성을 대폭 향상 시켰다. 반면 한국은 작년 3월 이후 건조비용이 10%가량 상승했는데 이는 급속한 설비증설로 인해 인력과 자재의 수급불균형이 발생한데다 임금상승과 금리 감가상각비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조선업계의 경상이익율도 92년 이후 10.2%를 정점으로 95년엔 1.7%로 떨어졌으며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그러나 이보고서는 한국 조선업계가 지속적인 원가절감운동에 나서고 있어 엔고가 재현될 경우 가격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