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졸업/입학 선물...시류 따라 많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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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에 사는 김정숙씨(40)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의 졸업선물을 무엇으로 할까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다. 필기류 신발 옷등을 고르자니 세태의 흐름에 뒤떨어지는 것 같고.. 고민끝에 백화점 매장을 찾았다. 어떤 선물들이 졸업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가 확인해 보기 위한 것이었다. 김씨의 고민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백화점의 졸업 입학선물 코너에 몰려든 사람들이 너도나도 컴퓨터고르기에 열중이었다. 그래서 김씨도 대세를 따르기로 했다. 그 자리에서 컴퓨터구입계약을 맺고 말았다. 졸업 입학선물이 다양해지고 있다. 컴퓨터 호출기 휴대폰 휴대용 컴팩트디스크(CD)플레이어.. 헤아릴수 없이 많아졌다. 만년필 책가방 신발 옷등 전통적인 선물로는 신세대 취향을 맞추기 힘들어졌다. 선물고르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도 된다. 최근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선물은 CD맨 워크맨등과 같은 소형가전제품과 컴퓨터제품들. 휴대용 워크맨과 미니카세트는 어학공부나 음악감상용으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만점이다. 발음이 똑똑하게 들리는 모노카세트는 어학공부전용으로 사용하기에 알맞은 상품이다. 음악감상을 위해선 휴대용 CD플레이어가 제격이다. 컴퓨터는 중고등학생들에게 거의 필수품화 돼있어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입학때 하나씩 선물해 주고 있다. 586급이상의 컴퓨터는 관련 부품을 포함, 1백70만~2백20만원대에 이른다. 처음부터 고가품을 사주기보다는 우선 기본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사준 다음고기능제품을 마련해 주는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호출기도 청소년들의 인기상품중 하나. 단순 호출에서 문자 음성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중학생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1만9천~5만원. 가격파괴가 일어나고 있는 휴대폰도 "뜨는 상품"의 하나이다. 지난해 70만~80만원대 제품이 대부분이었으나 지금은 30만~40만원대로 값이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 MD사업부 이상묵과장은 "소형전자제품이나 컴퓨터의 경우 굳이 비싼 것보다 기본기능에 충실하면서도 값이 싼 기획상품을 고르는게 좋다"고 밝힌다. 학생용 가구도 졸업 입학시즌에 수요가 몰리는 상품이다. 요즘 초.중.고교생들에게 인기 있는 가구는 원목재질의 "투톤컬러" 제품. 겉면이 반짝거리는 하이그로시제품 대신 원색컬러와 원목무늬가 적절히 어우러진 투톤컬러제품이 인기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책상과 책장으로된 한 세트의 가격은 30만원대가 주류. 의자의 경우 견고한 나무의자보다는 높낮이를 조절할수 있으면서 기능성이뛰어난 "하이팩" 의자에 손님이 몰리고 있다. 가격은 10만원대. 만년필 볼펜등 문구류의 경우 "몽블랑" "듀퐁"등 유명브랜드가 인기다. 금장볼펜이 16만~28만원선, 만년필은 32만~50만원선이다. 학생가방은 패션성이 뛰어난 라이선스브랜드제품이 잘 나간다. 2만~4만원짜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캐주얼신발로는 개성이 독특한 "캐릭터슈즈"가 눈에 띈다. "무크" "쌈지"등이 대표적인 브랜드이다. 가격은 10만원을 넘고 있다. 패션시계는 "게스" "필라"등 브랜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값은 3만9천원에서 5만9천원에 이르고 있다. 대학 신입생용으로는 최근들어 향수류와 기초화장품세트가 잘 팔리고 있다. 신세대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어 학부모들의 졸업 입학선물고르기도 갈수록 까다로워질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