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부도 파문] '은행가 인사태풍 몰려온다' .. 내달 주총

한보철강의 부도여파로 금융계에 사정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열리는 은행 주총에선 사상최대의 임원물갈이가 이뤄지는메가톤급 인사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비단 한보철강 부도가 아니더라도 올 주총은 유난히 임원물갈이가 많을 것으로 점쳐져 왔다. 올부터 새로 실시되는 비상임이사제도로 임원수 축소가 불가피해진데다 금융개혁의 소용돌이를 앞두고 있던 터라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임원진 구성이절실한 상태였다. 이런 마당에 한보철강 부도여파로 사정바람까지 몰아칠 것으로 예상돼 다음달까지 은행들은 인사바람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가장 주목을 받는 은행은 제일 산업 외환 조흥 등 한보그룹에 대한 채권이 많은 이른바 "한보 4인방". 이들 은행의 은행장과 여신관련 임직원은 어떻든간에 검찰과 국회조사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중 올 임기가 만료되는 신광식 제일은행장과 장명선 외환은행총재가 단연 관심의 대상이다. 두 행장은 이번 2월이 임기만료이나 재임기간중의 공적이 뚜렷해 연임이 확실한 것으로 점쳐져 왔다. 그러나 한보 파문으로 불가능쪽으로 기울었다. 또 한보 비리에 대한 수사여부에 따라 주총 전에 중도하차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특히 은감원이 새로 은행장 자격기준에 "거액부실여신및 거액 금융사고등에 가담했거나 연루돼 신용질서를 문란케 한 사실이 있는 사람은 은행장이 될수 없다"고 못박고 있어 연임을 장담하기 힘들게 됐다. 올 연말이 임기만료인 산은 김총재는 임명직의 성격상 정부의 입장이 중요하다. 정부가 강도높은 "한보 파문 가라앉히기 정책"을 내놓는다면 김총재도 임기전 중도하차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우행장의 경우 임기가 내년이므로 유동적이다. 그러나 사정바람을 피할수 있다면 임기보장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들 은행의 임원과 다른 채권은행들의 임원들도 물갈이 대상에 포함된다. 수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데다 이번에 임기만료되는 임원도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25개 일반은행에서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은 은행장 포함, 53명. 여기에 한보관련 물갈이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엄청나게 늘어날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올 주총은 비상임이사제 금융개혁에다 사정태풍까지 겹쳐 예측불가상태에 빠진 것으로 볼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