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성공한 기업인 찾습니다"..비상임이사회 구성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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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기업인을 찾습니다" 은행들이 경영경험이 풍부한 사업인을 찾느라 정신없다. 은행들은 비상임이사회 멤버를 구성, 오는 4일 은행감독원에 심사승인을 해야 한다. 대주주및 소주주대표는 정해진 지분율순에 따라 일일이 접촉, 은행경영 참여여부를 확인하면 되지만 문제는 "금융전문가" 선정에서 발생했다. 당초 재정경제원이 만든 은행법 시행령에는 "금융전문가"란 표현이 있었다. 그러나 은행감독원은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하면서 이를 "이사회가 추천한비상임이사"로 바꿨다. 은감원은 최근 비상임이사회제 설명회 자리에서도 "우리는 금융전문가란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밝히며 "미국의 경우처럼 전문경영인이나 대기업사장을 비상임이사로 선정하는게 어떠냐"는 권유를 했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종전까지 교수 회계사 변호사 언론인등 금융과 관련있는 인사를 "금융전문가" 자리에 앉히려 했으나 은감원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긴급히 "성공한 기업인" SOS에 나섰다. 그러나 은감원의 입맛에 맞는 전문경영인이 많지 않은데다 일부에서는 난색을 표명, 비상임이사회 구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세간에 잘 알려지고 능력있는 기업인의 경우 다수은행에서 경영참여를요청, 사지택일식으로 은행을 골라야 하는 해프닝도 생겨나고 있다.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의 일관되지 못한 방침으로 인해 자칫 졸속으로 "금융전문가"를 선정할 소지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대주주대표로서 5대 시중은행 비상임이사회에 참여할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는 이상순 일산실업회장(72)은 최근 은행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장은 이미 제일은행에 비상임이사 포기각서를 제출했으며 상업 한일은행등에도 경영불참을 통보한 상태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