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기업] '백상타월'..'부도회사 근로자 합심으로 살렸다'

방만한 경영과 자금유용 등으로 치명적인 부도를 맞았던 중소업체가 근로자들의 구사노력에 힘입어 흑자기업으로 돌아서 눈길을 끌고 있다. 청주시 송정동 청주공단입주업체인 백상타올(대표 박천서)이 바로 그 업체다. 이회사(구상호 프린스)는 지난 95년 7월 74억원 규모의 대형부도를 맞고 구제불능 상태에 빠졌다. 채권자측에서 부지매각을 추진했고 80여 직원중 일부는 체불 임금을 포기한채 회사를 떠나는등 붕괴일로로 치달았다. 이때 쓰러져가는 회사를 살리겠다며 박차고 나선 것은 노동조합. 현 박사장은 당시 노조위원장이었다. 노조는 채권자들을 설득해 공장을 일단 재가동했고 회사를 노조운영체제로 재편했다. 노조집행부는 6명의 간부로 운영위원회를 구성, "먼저 출근하기운동"을 벌이는등 분위기 쇄신에 힘썼다. 다른 근로자들도 여기에 적극 동참했다. 이에 힘입어 3.5~5%정도로 높았던 제품불량률이 1.5%로 급감했고 생산성도 눈에띄게 향상됐다. 근로자들은 자발적으로 아파트단지 등을 돌며 직접 만든 타올을 들고 가두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생산제품은 소비자의 반응이 좋아 만들기가 바쁘게 팔려나갔고 거래를 중단했던 대리점도 재계약을 요구해오기에 이르렀다. 박사장은 "직장을 잃고 실업자가 되거나 아니면 죽을 각오로 일해 회사를 살리는 두 갈림길에서 후자를 선택, 구사에 전력투구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경영을 맡은지 3개월만에 체불된 임금을 해결하고 영세 납품업자의체납납품비도 지불할 정도로 여건이 호전됐다. 회사가 정상궤도에 오른 96년 11월 백상은 또한번의 변혁을 맞았다. 당시 주거래은행이던 상업은행의 임의경매에 노조가 응찰하면서 임시운영을 맡던박사장은 사비와 사채등을 조달해 공개응찰에 참여했다. 결국 경매과정을 거쳐 박사장을 중심으로한 노조에 최종낙찰된 것. 인수후 백상은 사무효율을 개선하고 임원을 현장위주로 재배치하는등 대수술을 단행했다. "1,2,3운동"(1등품질 2배생산 30%원가절감)을 전개해 불필요한 공정개선과 경영합리화를 이루었다. 특히 파키스탄제 원사를 직구입해 유통구조를 단순화하는등 원가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최근의 경영상태는 흑자기조로 돌아섰다. 스스로 "노동자출신"임을 강조하는 박사장은 "전사원이 주인의식을 가질때회사가 발전한다"며 이를위해 제반 회사운영상황을 낱낱이 밝히는 열린경영을 펼쳐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