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세계엔 별일도 많다] (14) 골프는 농구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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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별일"은 역사상 "가장 기상천외한 티샷"과 "가장 팔자 좋은 골프 볼"에 관한 얘기다. .프로암대회에 처음 출전한 아마추어는 "떨게" 마련이다. 1986년 미쇼다운클래식 프로암대회때 전 NBA스타였던 핫 로드 헌들리는 30여년간 프로골퍼생활을 하고 있는 브루스 크램턴과 프로암대회 파트너가 됐다. 1번홀은 잘 지나갔다. 그러나 "1번홀을 무사히 넘기자" 헌들리의 2번홀 티샷스윙에는 "무지무지한" 힘이 들어갔다. 농구스타의 거대한 덩치로 헌들리가 힘차게 드라이버를 휘두르자 주위에는 거센 휘오리 바람이 일었다. 그러나 그가 친 골프볼은 농구의 드리블과 같았다. 어찌나 볼 밑부분을 깍아 쳤던지 통통 튀며 3-4m 굴러가던 볼은 마치 당구공과 같이 백스핀을 먹고 뒤로 굴러왔다. 볼은 다시 헌들리의 발밑에 있었다. 얼굴이 벌겋게 된 헌들리는 스푼을 뽑아 들었다. 그는 다시 "세상에서 가장 힘차게" 스윙했다. 이번엔 "기막히게" 볼 윗부분을 살짝 건드렸다. 볼은 겨우 티마커 근처까지만 2-3m 굴러갔다. 클라이맥스는 그의 세번째 샷. 그가 어떻게 그렇게 기상천외한 샷을 쳤는지 모르지만 볼은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솟았다. 볼은 10m 쯤 떴다. 농구선수는 떨어지는 볼을 잡아야 하는 법. 헌들리는 점잖게 그 볼을 손바닥으로 "리바운드"했다. 그리고 유유히 페어웨이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소리 좋고, 느낌도 좋아서 내 눈은 페어웨이 한 복판을 쫓아 나갔다. 그런데 위를 보니 볼이 하나 떨어지고 있었다. 난 "이게 웬 볼이지" 하며 그 볼을 받은 것 뿐이다" 헌들리는 그가 받은 볼이 자신의 볼인지 몰랐던 것. 헌들리의 모습을 보고 3일 밤낮을 웃었다는 크램턴은 "일생을 연습해도 그같은 트릭 샷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참고로 헌들리의 핸디캡은 18이었다. .1973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에서 열린 씨 파인스 헤리티지클래식대회에서 헤일 어윈은 그가 친 볼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볼은 관중쪽으로 날랐는데 가서 아무리 찾아도 볼은 오리무중이었다. 어윈은 경기위원인 클라이드 매넘과 상의, 로스트 볼을 선언하려 했다. 그때 두 뺨이 붉게 상기된 20대 후반의 여성이 다가와 수줍은듯 말했다. "저 볼이 말이죠. 여기 있는 것 같아요" 그녀가 가리킨 곳은 자신의 가슴이었다. 볼은 어딘가에 맞고 튀어 오른 후 그녀 가슴 윗부분 가운데로 정확히 타고 내려가 결국엔 그녀 브래지어속으로 안착한 것. 규칙상으로는 볼을 꺼내 드롭하면 됐다. 그러나 만인이 주목하고 있는데 손을 넣어 볼을 꺼낼 여자가 과연 있겠는가. 그녀는 그 말만을 하고는 종종 걸음을 치며 사라졌다. 분명한건 다음이다. 첫째 그녀의 가슴이 아주 컸을 것이고 당연히 그 사이도 깊었을 것이다. 둘째 어윈의 골프 볼은 세상에서 가장 팔자 좋은 골프 볼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