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포커스] '슈퍼달러' : 미국..무역적자 되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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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동차제조업자협회(AMMA)는 지난 연말 클린턴행정부에 호소문을 냈다. 이와 별도로 GM, 포드, 크라이슬러등 자동차 3사 사장들은 루빈 재무장관을 만나 업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엔화대비 달러환율이 1백20엔을 넘어가면 자동차수출이 벽에 부딪쳐 심각한타격을 입는다는게 호소문과 면담의 요지였다. 하지만 정부는 두고보자는 식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실상 미국에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달러강세에 시비를 거는건 자동차업계가 유일하다. 그나마도 올들어서는 목소리가 크게 낮아진 편이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전반적인 달러 고평가분위기에 압도된 감도 있지만 실제 그렇게 큰 타격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동차메이커들은 그동안 유럽과 멕시코등 세계 곳곳에 공장을 세워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생산 판매하는 글로벌체제를 구축했다. 이로 인해 달러강세라는 특정요인의 충격을 훨씬 덜 받는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이 수출하는 공업제품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3차산업으로 서비스 소프트웨어 지적소유권 특허권등이다. 이들 부문은 거의 독점적이기 때문에 환율과는 무관한 편이다. 미국은 자국의 화폐가치 상승행진에 대해 제동을 걸 기미는 아직 없다. 달러의 평가절상이 미국경제를 안정속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미행정부는 달러가 강세인데도 되레 무역적자 폭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라는 쌍둥이 고질병중 하나가 고쳐지고 있는 셈이다. 또 달러가 엔화나 마르크화에 대해서는 초강세이지만 미국 최대의 교역국인캐나다 달러화에 대해서는 오히려 지난 18개월동안 가치가 하락했다. 여기에 멕시코의 경기까지 되살아나 미국을 즐겁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둘째 인플레 우려가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무역적자보다는 인플레를 더 걱정하는데 달러가치가 높아지니 수입물품의 가격이 싸져 인플레가 가셔지고 있다. 지난 21일 앨런 그린스펀 미연준리(FED)의장은 상원예산위원회에서 "지난해미국경제는 당초 예상을 웃도는 3% 성장을 이룩했으며 인플레이션의 징후도찾기 어려웠다"고 증언했다. 루빈재무장관은 달러강세의 예찬론자이다. 그는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달러의 평가절하"가 아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정책의 두 주역인 그린스펀이나 루빈 어느 누구도 달러상승에 아직은 제동을 걸고 있지 않다. 셋째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이후부터는 외국투자자들의 미국채매입이 크게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자금조달비용이 절약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게다가 일부 경제학자들은 달러강세가 일본 독일의 경제회복에 도움을 주고있다고 말한다. 이들 국가의 화폐가치가 하락, 상품경쟁력이 향상돼 경제가 활성화되고 결과적으로는 수입수요의 증가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의 수출이 늘어난다는 논리이다. 실제 G7국가들은 자국의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달러강세를 환영하고 있다. 어쨌든 미국은 달러강세에 힘입어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이자율이 내리고이에따라 투자가 증가하는 호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관심은 앞으로 달러화의 가치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쏠려 있다. 최소한 오는 8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G7회담까지는 이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보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워싱턴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프레드 버그스텐소장은 달러환율이 현재보다는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달러가치가 5%정도 절상될 것이라고 보는 학자들도 많다. 일본 독일등 경쟁국들이 아직 깊은 경제침체의 늪에서 헤매고 있는 동안 미국은 달러를 수단으로 완만한 호경기 국면으로 이미 들어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