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면톱] 은행 경영구조변화 '관심' .. 비상임이사회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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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임이사회가 출범한다. 한보 파문 등 은행계에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어서 이 제도는 더욱 관심을 끈다. 은행경영구조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가 주된 관심사다. 비상임이사회가 은행장 추천위원회제도및 금융전업가제도의 실패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또 은행소유 개방의 대체수단으로 도입된다는 점에서이 제도의 성공여부는 은행산업의 장래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임이사회는 대주주대표 6명(자본금 5천억원미만 은행의 경우 4명) 소액주주대표 4명(2명) 이사회추천 비상임이사 3명(2명) 등으로 구성됐지만 은행들과 특수관계에 있는 기업인들이 대부분이어서 공정한 감시자의 역할을할지는 미지수다. 탄생 배경 =책임있는 경영주체가 없다는 것은 그동안 국내 금융산업 낙후의 한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정부는 은행주인 찾아주기의 일환으로 금융전업가제도를 추진해왔으나 지나치게 자격기준이 엄격했던 등의 이유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비상임이사회는 은행 내부의 상임이사회 기능을 보완하고 견제한다는 뜻에서"주인있는 은행"과 유사한 형태의 주주감시 기구로서의 성격을 갖고 출범하게됐다. 그러나 금융빅뱅이 은행의 주인 찾아주기를 추진할 경우 비상임이사회자체가 일종의 과도기적 기구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역할및 기대 =비상임이사회는 명실상부한 은행경영의 최고기구가 된다. 경영목표및 평가 정관변경 임직원보수 포함, 예산.결산 해산.영업양도.합병 등 조직의 중요한 변경 등을 심의.의결한다. 비상임이사회가 은행합병을 주도, 합병은행의 탄생도 기대할수 있게 됐다. 또 은행 자기자본의 5%이상 부실이 발생했을땐 이를 보고받고 2%이상의 손실이 발생했거나 예상되는 금융사고가 있을 경우 이를 보고받고 토론하게된다.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처럼 2~3천억원을 은행장 혼자서 주무르는 사태는 막을수 있는 것이다. 예견되는 부작용 =비상임이사회의 장래를 낙관할수만은 없다. 금융당국은 당초 일반개인 등 은행경영 방식에 "색깔있는" 목소리를 낼수 있는 사람들이 이사회에 다수 참여하길 바랐었다. 그러나 후보군에 거론되던 개인주주대표의 상당수가 이사 자리를 고사하는바람에 구성원의 대부분은 기업인들로 채워졌다. 비상임이사회가 또 하나의 형식적인 기구에 그칠 것이란 성급한 전망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석달에 한번씩 이사회가 열리는 만큼 이사들이 밀도있는 경영감시 역할을 할지도 의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