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광장] 국산품질 향상이 외제수입 막는 길 .. 정기채

홍콩에까지 가 의약품 의류 전자제품등을 보따리로 사서 가져오는 사람들이많다고 한다. 우리경제가 벼랑에 있고 국제수지적자와 물가고에 시달리는 심각한 상황임을 생각할 때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사치.과시적 낭비가 극성을 부리는 분위기부터 잡아야 한다. 먼저 우리 상품의 질을 높이고, 다양하고 많은 소비자들의 욕구가 충족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생산업체들이 질을 높이지는 않고, 같은 제품을 대형화하고 불필요한가식과 광고에만 의존하고 있어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가전제품의 경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등이 대형화만 했지, 질은 오히려 떨어진 느낌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형제품만 만들며 대리점등과 짜고 매출과 영업수익성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이다. 소형제품은 진열도 되어 있지 않다. 자동차의 경우도 1년이 다르게 모델만 바꾸고 대형화에만 열을 올리니 가격만 올라가고 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외제를 선호하는 것은 아직 제조업체와 상인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데에 원인이 있다. 공무원들도 말로만 정책을 발표하지말고 상품들의 현장을 조사, 실태를 바로 알고 효과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텐데 탁상공론만 일삼으니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 최근 일부대기업이 소비제품의 수입을 자제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이 발표를 믿어보고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의 취향에도 맞춘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내야 국산품의 소비가 촉진될 것으로 본다. 정기채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