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면톱] 한보협력사 지원 '진퇴양난'..부실여신 누적우려

은행 종금사 신용금고 등 금융기관들이 한보철강 협력업체들에 대한 자금지원여부를 둘러싸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재정경제원 은행감독원 등에선 필요자금을 충분히 공급할테니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늘리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부도여파로 부실여신이누적될 것을 생각하면 섣불리 자금지원에 나설수 없기 때문이다. 임창열 재경원 차관은 13일 금고업계 관계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한보부도여파로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신용금고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수휴 은행감독원장은 이에 앞서 은행들에 공문을 보내 "한보철강이 발행한진성어음을 소지한 중소기업에 대해 실질적인 자금지원이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은행들은 그러나 감독당국의 이같은 독려에도 불구하고 한보협력업체는 물론영세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세양선박 대동조선등 한보관계사는 물론 한국IPC 마이크로코리아 멀티그램 아프로만 등이 잇달아 쓰러지는 등 부도 도미노현상이 조선 문구 컴퓨터 등 거의 전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여서 신용도가 좋지 않은 중소기업에 대해선 신규여신을 지원하기는 커녕 기존 여신도 회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을 반영, 한보철강 자금관리단에서 진성어음 확인서를 발급해준 금액은 7백37억원에 달하고 있으나 한보지원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한은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은행은 이날까지 전무한 상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