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씨 피격] "이씨 소생 가능성 없다" ..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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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씨 권총피습사건이 일어나면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 시민들은 16일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휴일을 보냈다. 안기부.기무사.경찰등으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가 분당일대에서 검문검색을강화하고 범인추적에 나서는등 비상 상태에 들어가면서 평온한 휴일을 잃은것. 한편 이씨 수술을 맡고 있는 성남 차병원측 의료진들은 이날 오후 "24시간을 넘기기 힘들것 같다. 산소호흡기에만 의지한 뇌사상태다"라고 말해 이씨의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씨 피격사건 수사본부가 설치된 성남 분당경찰서는 안기부와 기무사,경찰 등 공안당국 관계자들이 상황파악을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는 모습. 경기도 전역에 경찰의 갑호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경기경찰청 산하 28개 경찰서의 전직원이 비상소집돼 주요 검문소와 공항 역 항만 터미널 등지에서 검문검색을 강화. 경찰청은 분당경찰서에 마련된 수사본부와 함께 서울에도 수사본부를 설치,범인을 조기에 검거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조 수사체계를 유지키로. 경찰은 특히 서울과 경기지역 경찰에 대해 총기와 실탄을 휴대하고 비상근무에 돌입하도록 지시하고 귀순자 77명등 요인보호를 위해 자택주변에 2인1조의 경찰관을 배치. 경찰은 범인이 현장에서 목격된 2명 이외에도 도주를 위해 1명 이상의 공범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공범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피격된 분당 현대아파트 418동 1402호 김장현씨(44)집에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여성 잡지 "우먼센스" 기자를 사칭하며 전화를 걸어온 점을 중시해 수사에 나서는 한편 걸려온 전화의 발신지가 공중전화였을 것으로 보고 인근 공중전화의 통화내역을 추적중. 피격 현장으로부터 2백m 거리 내의 공중전화 부스는 모두 7개로 경찰은 범인들이 이씨를 기다리며 이곳에서 전화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 이 공중전화들의 통화내역을 출력해 이씨가 거주했던 집의 전화번호와 대조작업을벌이고 있다. 이씨가 총을 맞고 쓰러졌던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현대아파트 418동14층엘리베이터 앞 복도에는 이씨가 흘린 핏자국이 남아있어 피격 당시의 상황을생생히 보여주었다. 아파트 주변에는 전경과 취재진들이 몰려 들어 때아닌 북새통. 특히 주민들은 영화에서나 보아왔던 권총암살 현장이 바로 옆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몸서리를 치고 있는 실정. 주민 서모씨(43.주부)는 "이렇게 큰일이 바로 옆에서 일어났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간첩짓이라니 아직도 북한의 소행은 하나도 변한게 없는 것 같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이씨가 수술을 받은 성남 차병원에는 경찰 1개중대 2백여명이 수술실을비롯, 응급실 주변을 지키며 외부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 특히 16일 새벽부터 이씨의 수술 경과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들로 수술실 주변 대기실이 붐비는 통에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이씨는 현재 3층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뇌사상태이고 혈압이 50~60정도로 떨어져 병원측은 이씨가족과 이씨의 산소호흡기 제거여부를 협의중. 이씨 담당의사인 최홍규신경외과 과장은 "이씨의 머리에 박힌 총알을 빼낼경우 오히려 생명을 단축할 우려가 있어 그대로 두고 있으며 뇌에 고인 피를닦아내는 조치만 취했다"고 설명.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