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구조적 불황 .. 김정순 <신동방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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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는 문화가 우리 경제를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20년 이상의 고성장을 이루게 했고 발전을 시킨 원동력이였다는 데에는 아무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경제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많은 걱정들을 한다. 작금의 경제 상황은 경기 싸이클에 의한 불황이라기 보다는 구조적 불황이라고 표현들을 하기도 한다. 싸이클에 의한 불황은 좀 더 열심히 노력하면 어렵고 힘들게 극복할 수도 있겠지만 구조적 불황이라면 구조자체를 바꾸는 것이 기본이고 거기다 지속적으로 열심히 노력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구조적 요인이라면 현재의 방법으로는 더 열심히 해보더라도 비용지출만 되고 생산성은 낮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특히 세계화 개방화를 막을 수가 없고 국내외 시장에서 모든 세계 상품과 경쟁을 하고 있는데 잘못된 구조를 가지고 호황을 기대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일 것이다. 구조 조정을 바탕으로 효율 향상과 비용을 삭감함으로서 경쟁력을 배양시키며 경제 흐름을 바로잡아 나가야 할 때이다. 정부와 사회 여론도 생산활동 삼대요소의 비용을 최소화 내지 경쟁력이 있는 수준까지 낮추는데 같이 공감해야 하고 기업도 생존 전략의 판을 다시 만들어 확대 지향보다는 안정과 실리 지향적 구조로 바꾸어 가야 된다. 투자 생산 상품개발 영업 재무 인사 연구개발 등 모든 부분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사회 전반적으로도 이제부터는 더 많은 기대 소득 보다는 안정된 소득을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 하는 쪽으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요즘 신빈인층이라는 말이 신세대층에서 유행한다고 한다. 월 2~3백만원 소득의 맞벌이 젊은 부부들이 소득보다 지출이 많다 보니 자칭 신빈인층이라 부른다고 한다. 과소비에 따른 신빈인론은 무척이나 사치스런 말로 들리기도 하지만 과소비 풍조에 대한 자중과 새로운 인식을 촉구하는 말로도 들린다. 고성장과 소득 증대의 맛에 길들여진 성장 문화가 현상의 구조를 갈등과 마찰 없이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 하는 것이 큰 과제이긴 하지만 우리의 위기 대처능력과 사회.경제적 문화가 이러한 구조 조정을 슬기롭게 대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무에서 20년 이상의 고성장을 이룩한 초석도 반석도 주체도 우리였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