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훈 <씨티아이그룹 사장>

"위성통신사업에서부터 휴대폰 컴퓨터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정보통신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이뤄 세계 정보통신시장의 리더가 될 것입니다" 지난12.13일 이틀간 실시된 주식장외등록입찰에서 7백58대 1로 코스닥 입찰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보인 씨티아이반도체를 비롯한 5개의 정보통신관련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김훈 씨티아이(CTI)사장의 포부이다. 김사장은 최첨단기술이 집적된 공장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기는 힘든 충북 음성군 대소면 성본리의 한적한 야산에 자리잡은 CTI본사에 상주하며 세계최고의 갈륨비소반도체공장을 건설하는 역사를 진두지휘하고있다. "CTI를 오는 2000년까지 국내 1백대 기업으로 성장시켜 놓겠습니다" CTI반도체가 지난해 1백80억원정도의 매출을 올리면서 실질적으로는 첫영업에 들어간 것을 생각하면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말이다. 김사장은 그러나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 휴대폰용 갈륨비소반도체의 경우 세계최고의 품질을 인정받아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올해 매출목표를 8백억원으로 잡고있지만 실제 매출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경영비법은 주로 군사용으로 사용돼 소량다품종 생산에 의존해온 갈륨비소반도체를 한국의 기술력으로 대량생산체제로 돌려 세계시장을 제폐하는 것이다. 이미 페트리어트 미사일용 갈륨비소반도체를 생산해 주목받았던 미국의 레이씨온사가 보유한 군수용 첨단기술을 들여와 민수용으로 대량생산하는데 성공, 천정부지의 성장률을 보장받을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레이컴 에어컴 등 CTI그룹의 나머지 계열사의 사업도 CTI반도체가 생산하는 갈륨비소반도체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레이컴은 최근 갈륨비소반도체를 이용한 무선LAN(구역내통신망)카드와 수신장치를 개발, 돌풍을 일으킬 태세이다. 김사장은 "무선LAN카드는 미국과 일본업체조차 개발하다 포기한 사례가 많다"며 공급가격을 기존 제품의 절반정도로 낮춰 PC의 무선네트워크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컴은 미국의 에어넷사와 공동으로 셀룰러 기지국장비를 개발, 아시아 통신사업자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김사장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지난1월 24일에는 미국의 오브컴사와 한국과 동남아지역을 대상으로한 저궤도위성통신사업을 벌이기위해 기술협력과 합작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 합작법인 설립을 서두르고있다. "정보통신산업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한 분야인 만큼 CTI가 확보한 첨단기술을 국내 관련기업에 아낌없이 이전할 것입니다" 현대건설에서 출발해 현대중공업 중전기사업본부장, 현대전자 부사장을 거치면서 추진력 강하기로 소문났던 김사장. 그는 "이번 장외등록으로 CTI그룹을 국민기업으로 발전시키는 전형을 만들기위한 첫단추를 끼웠다"며 국내의 정보통신업체와 협력해 한국을 정보통신 대국으로 발돋움시키는 디딤돌을 놓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