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언] 원전 폐기물 환경피해 인식 재고여지 .. 박노옥

북한이 대만으로부터 원전 폐기물을 반입한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자 이에 대한 국민의 감정이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대만으로부터 경제원조를 받는 대가로 원전 폐기물을 반입하겠다는 북한에 대해 비난하는 내용이 연일 대서특필되고 있다. 처리장이 들어선 이후 방사능오염의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대만"란위도"주민들의 반응과, 국내환경단체들의 대만 원정시위가 잇따랐다. 이에 따른 문제점을 보면 첫째 원전처리장에 대한 이해부족이나 편향된 시각은 없는가이다. 예로써 학설이나 과학적으로 전혀 증명이 되지않고 있는 저능아.무뇌아문제와 "란위도"주민의 인터뷰내용을 방사능 오염피해라고 단정짓는 보도 등이다. 주민들보다 원전처리물과 가까운 곳에서 근무하는 처리장종사자들의 견해를 다룬 글이나, 관련전문가의 의견을 실은 글은 볼 수가 없었다. 원전 또는 처리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례나 의견이 더 직접적인 당사자이니 만큼 비교가 되었어야 했다. 둘째 원전과 거기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각종 폐기물에 대한 시각이다. 원전은 방사능오염으로 대재앙을 가져오기 때문에 발전소도, 폐기물도 부정하는 것 만이 유일한 선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통제된 구소련의 허술한 관리하에서 제어봉을 빼고 끓는점을 알아보려던 무모한 실험정신에서 수소폭발로 일어난 "체르노빌원전사고"를 제외하면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인 발전원이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안전성이나 기술성이 훨씬 강화된 한국형 원전이 가동되고 있고, 그 운용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북한원전 건설주도와 해외시장 개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수요의 급격한 증가로 금년 여름에는 4천만kW의 설비가 필요하며, 앞으로 10년간 현재수준의 두배가량의 발전소를 지어야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수력은 더 이상 개발할 곳이 없다. 소양강댐이 20만kW 규모인데 이정도의 대용량건설은 불가능하다. 화력의 경우 유.무연탄발전소로는 지구 온난화문제 등의 환경문제가 발생하며, 유류는 이에 더해 유가파동 등의 사태에 대처가 곤란하다. 최근 많이 건설되고 있는 청정에너지인 LNG 등 가스로 인한 발전은 코스트가 비싸다. 가스와 유일한 국내부존자원인 무연탄으로 발전한다면 전기요금을 두배정도는 올려야 한다. 반면 원자력발전은 준국산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 소량의 우라늄만으로도 대용량의 전기를 저렴한 가격에 생산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이루어낸 눈부신 고도경제성장 견인차역할을 한 것도 원자력발전이다. 여러사례들로 봐서 원전이나 그 폐기물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보도보다는 우리 현실이나 실질적 안전성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구체적으로 보도하여 실상을 정확히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원전이나 원전 폐기물 근처에라도 가면 금방 죽기라도 할 것 같다는 주장과, 환경은 오로지 갈수록 나빠지기만 한다는 인식도 재고될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본인의 견해로는 원전폐기물처리에 대한 기술과 노하우도 상당히 축적되어 있으니 만큼 "적정한 관리와 감시체계가 보장이 된다면", 북한의 원전 폐기물 반입에 대한 시각도 전향적으로 재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박노옥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