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좋은 사람들] 자동차 용품 발명가 김문환씨

"자동차는 말 그대로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차를 말합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자동차만큼 원시적인 것도 없어요. 손이나 발로 끊임없이 조작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가 없으니 말이죠" 김문환씨(70)는 자칭 발명가이다. 고희의 나이에도 김씨는 요즘 매일 갖가지 아이디어를 발굴하는데 분주하다. 그가 몰두하고 있는 주제는 "어떻게 하면 자동차를 좀더 편하게 몰 수 있느냐"는 것. 김씨는 이미 10년전부터 이 문제와 씨름해왔다. 그 결과물은 자동 액셀러레이터 발명. 액셀러레이터를 항상 발로 밟고 있을 필요없이 가속이 필요할 때 간단한 터치만 하면 자동 가속되는 장치이다. 따라서 운전시 발이 훨씬 자유롭다. 김씨는 이 장치를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에 달아 편안한 운전을 즐기고 있다. "이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자동주행장치가 있습니다. 주로 고급차에 장착되는 이것은 고속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오토 액셀러레이터는 저속 주행시에도 사용할 수 있어 시내주행에도 적합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김씨가 발명한 이 장치는 지난 87년 독일국제발명품대회와 88년 미국세계신기술대회에 출품돼 금상을 받기도 했다. 김씨가 자동차와 맺은 인연은 거의 반세기에 육박하고 있다. 그는 원래 발명가가 아니었다. 운수업에만 30여년 종사한 사업가였다. 운수업과 관련된 일은 안해본게 없을 정도라는 김씨는 우리나라 콜택시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한때는 렌터카업체중 가장 규모가 큰 대한렌트카를 운영하는 사장이었다. 그런 그가 인생의 진로를 바꾼 것은 10년전. 당시 여러가지 이유로 대한렌트카를 남에게 넘겨주고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발명가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아는게 차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차 연구에만 10년을 투자한거죠. 지금은 그 결과물을 보다 완벽한 장치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인 누구나 쓸 수 있도록 실용화하는게 남은 과제입니다" 김씨는 차에 관한한 모르는게 없다. 여생을 보다 나은 발명품을 만드는데 보내겠다는 그는 "발명가들이 의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