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금리정책 충돌...'하락 개입'에 금리 급등

환율정책과 통화정책이 꼬이고 있다. 이에따라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장중에 달러당 17원80전이나 떨어지고 시장금리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는등 외환시장과 자금시장이 극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환율은 오전한때 달러당 8백87원까지 치솟았다가 외환당국의 대규모 시장개입이 있으면서 오후장에서는 8백69원20전까지 폭락했다. 환율이 장중에 17원80전 폭락한 것은 지난 90년 시장평균환율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은행들은 대고객환율을 다섯번씩이나 재고시하는 소동을 벌였다. 그동안 수직상승세를 보이던 원화환율이 이처럼 폭락한 것은 한국은행이 원화환율을 현재 수준인 달러당 8백70원대에서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13억달러가량의 달러화를 시장에 매도한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한은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1조1천억여원의 원화자금을 빨아들인데다 대기업과 외국계은행들이 "달러사재기"를 위해 원화자금을 차입하면서회사채유통수익률등 시장실세금리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회사채유통수익률(3년)은 이날 연12.25%를 기록, 전날(연12.10%)보다 0.15%포인트 상승했으며 하루짜리콜금리도 전날(연11.43%)보다 0.02%포인트 오른연11.4 5%에 형성됐다. 관계자들은 한은이 환율안정을 위해 역대 최대규모의 시장개입을 한 탓에 원화자금시장이 경색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자금여유가 있는 삼성 현대 대우그룹등 국내대기업들과 BOA CSFB등 외국계금융기관들이 기업어음발행 콜자금등을 차입해 "환투기"를 계속하고 있어 한은의 환율안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