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통합고객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선장 잃고 '기우뚱'

한국통신이 추진중인 국내 최대의 소프트웨어개발프로젝트인 통합고객정보시스템(ICIS)구축의 총사령탑이던 김봉일단장이 최근 사퇴, 그배경과 함께 ICIS구축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단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서를 이계철신임사장에게 제출, 지난 6일자로 수리됐으며 후임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채 이상복마케팅본부장이 겸무하고 있다. 전국 전화영업정보를 초대형 데이터베이스시스템으로 묶는 이 프로젝트를 초기부터 맡아 추진해온 김단장이 갑자기 중도하차하게 된 것은 ICIS의시스템구조를 놓고 빚은 내부의 기술적 갈등이 큰 작용을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단장은 미국 제2장거리회사인 MCI등 선진국의 사례등을 들어 현재 9개지역본부에 나뉘어 있는 빌링(과금처리)시스템구조를 본사로 한데 모으는 집중식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다른 전산처리부서는 6개로 나눠 분산처리하는 시스템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주장, 사업추진에서 상당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스템공학연구소 출신인 김단장은 이준 전사장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이업무를 추진했지만 독특한 퍼스낼리티로 한국통신 내부출신인사들과 마찰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통신의 숙원사업이기도 한 ICIS프로젝트는 일단 사령탑의 부재로 핵심사항인 메인프레임 등 하드웨어 도입계획과 인력충원이 미뤄지는등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메인프레임은 당초 1월말 각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서를 받고 내달중 각 기종에 대한 벤치마크테스트, 6월중 기종선정, 8월중 설치등이 계획됐었으나 상당한 연기가 불가피해지고 있는 것. 이같은 일정순연은 내년 4월 "1일과금체제"구축이라는 ICIS의 근본 목적을 사실상 어렵게 만들 전망이다. 김단장 후임으로는 연구개발본부등 내부인사 3~4명과 증권회사임원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