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스포츠에 푹빠진 보통사람의 '희로애락'..'더팬'등

스타가 아니더라도 스포츠영화의 주인공이 될수 있다. 외판원 스포츠광등 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스포츠에 얽힌 인간군상을 그려낸 스포츠비디오 3편이 잇달아 출시됐다. "더팬" "킹핀"(이상 SKC) "배스킷히어로"(브에나비스타)등이 그것. 이 영화들은 "록키" "위너스"류의, 역경을 딛고 인간승리를 이끌어내는 감동적인 휴먼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광적인 야구팬이 자기의 우상을 위해 살인을 서슴지 않는다든지(더팬),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이기도록 상대팀의 선수를 납치하기도 하고(배스킷히어로), 손이 잘려버린 미완의 볼링선수 이야기(킹핀)등 스포츠 언저리에서 맴도는 다양한 인간들의 삶이 영상화됐다. 스포츠소재 영화로서의 체면치레를 위해 간혹 스타의 화려한 기량이 중간중간 선보이기도 하지만 대세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중 작품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작품은 "더팬". 스포츠가 한인간을 파멸시켜 나가는 과정이 섬뜩하게 담겨져 있다. 질 레너드(로버트 드니로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팀과 강타자 바비 레이번(웨슬리 스나입스분)의 열렬한 팬. 그러나 이번 시즌 레너드의 뜨거운 응원에도 불구하고 레이번은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레너드는 그의 침체한 이유가 동료선수에게 있다고 보고 동료선수를 죽인다. 우연의 일치인가 이때부터 레이번이 힘을 내기 시작한다. 레너드는 자신의 공로를 레너드가 알아주길 바라지만 끝내 외면당한다. 레너드는 레이번의 아들을 납치하고 그라운드에서 장렬하게 죽어간다. 스포츠가 현실의 도피처가 되고 인간의 의식과 생활방식을 지배하는 도치현상을 파헤친 수작이라는 평. "킹핀"은 정상등극 일보직전에서 좌절한 한 볼링선수의 재기담. 로이 먼슨은 사기볼링을 치다 손이 짤린다. 고무손을 한 그는 실의에 빠져 살다 촌놈을 만나 매니저로 재기하려 한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자신이 고무손으로 직접 볼링대회에 나가지만 우승에는 실패한다. "킹핀"은 10개의 볼링핀중 한가운데 위치한 5번핀을 가리키지만 속어로 남성의 성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제목에서처럼 이 비디오에는 수많은 성적 농담이 담겨있으며 농담 자체가 시니컬하게 해석되기도 한다. 우디 해럴슨 주연. "덤 앤 더머"의 파렐리 형제 감독. "배스킷 히어로"는 비껴간 농구광들의 소동을 가볍게 터치한 코믹물. 보스턴셀틱스의 팬 마이크와 지미는 셀틱스의 NBA우승을 위해 상대팀 유타재즈의 스타 루이스를 납치한다. 우여곡절끝에 도망친 루이스는 그들에게 감옥가는대신 재즈팀을 응원하도록 강요한다. 좌충우돌하는 주인공들의 행태가 코믹물임에도 불구하고 가련하고 불쌍하다. 고등학교때 잠깐 선수생활을 했으나 스타로 떠 보지도 못하고 파묻혀버리는과정이 한국의 10대들에게 시사하는 바도 크다. "나홀로집에"의 도둑 다니엘 스턴 주연.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