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의 세계] '재규어 XJ 6' .. 독특한 외양의 고성능카

영국의 재규어는 1920년 조그마한 창고에서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1926년 곧바로 자동차 제작에 뛰어들면서 영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다. 롤스로이스가 귀족적인 정통 살롱카를 대표한다면 재규어는 빠른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초창기에 다른 회사의 부품을 조립해 만든 SS-시리즈가 그러했고 그 유명한 X-K엔진을 달고 나온 XK-시리즈가 빠른 스포츠카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러나 고객은 빠른 스포츠카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두명만이 타는 스포츠카와 고급 대형 살롱카 사이의 실용적인 4~5인승의 세단을 찾고 있었다. 이에 재규어는 고성능 엔진을 결합, 성능이 좋은 세단형 마크-시리즈를 내놓게 되었다. 이에따라 재규어의 창립자인 윌리엄 라이몬즈는 엔진을 4.2리터로 증대시킨 420G 모델과 이 모델을 베이스로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XJ6를 1968년에 처음 선보였다. 재규어의 코끝을 연상시키듯 앞쪽으로 튀어나오면서 기울어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4개의 헤드램프를 감싸는 후드라인은 가짜 재규어를 떠올리게 했다. 이러한 독특한 스타일은 그해 자동차 잡지사가 뽑은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되게 했다. 특히 뛰어난 정숙성은 롤스로이스를 능가했다. 여기에는 재규어만의 기술이 있었다. 자동차의 진동을 일으키는 진동원은 크게 엔진과 지면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두가지의 진동을 줄이는 획기적인 기술의 진보를 이루었던 것이다. 여기에 60년대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5.3리터의 V12엔진을 탑재한 XJ12는 세단으로서 시속 233km를 달리는 고성능 자동차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도어와 루프를 연결해 주는 중앙부 필라를 없앤 하드탑 스타일의 XJS쿠페를 내놓기도 하였다. 이렇게 X16, XJ12와 XJS의 다양한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XJ-시리즈는 재규어를 오일 쇼크에서도 살아 남게 하는 재규어의 대표적인 모델이 되었다. 김상권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