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75) 박세리의 '리드베터식 스윙'

데이비드 리드베터로 부터 지도를 받은 후 박세리 스윙은 무엇이 어떻게 달라 졌는가. 비디오를 통해 본 박세리 스윙은 역시 "리드베터식 스윙"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박세리 스윙은 우선 백스윙이 변했다. 왼팔이 허리쯤에 이르는 백스윙 중간단계에서 종전엔 클럽이 몸 뒤쪽으로빠지는 느낌이 있었으나 지금은 바로 몸 오른쪽의 직선 연결선상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왼팔이 지면과 평행을 이루는 싯점에서는 이미 손목코킹이 90도로 완료된다. 흔한 표현으로는 "얼리 코킹" 형태이다. "이 단계까지가 스윙의 전부를 좌우한다"는 게 바로 리드베터의 지론. 그 다음부터 어깨만 돌려 올리면 백스윙이 완료된다는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들 입장에서 "얼리 코킹"같은 동작은 팔이나 손목근육이 중심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백스윙 시작이 손을 중심으로 이뤄지면 그 손이 잡고 있는 클럽이 몸 뒤쪽으로 빠져버리기 쉽지만 상체 회전 (배꼽이나 어깨회전)으로 백스윙을 시작하면 손동작이 피동적이 되며 뒤로 빠지지 않는다. 또 백스윙 중간단계에서 코킹이 이미 완료되면 그 다음부터는 어깨만 회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손이나 팔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종합하면 "박세리 스윙의 상하궤도는 좀더 깊어졌지만 앞뒤궤도는 그 폭이 좁아지며 간결해졌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것은 닉 팔도 스윙과 비슷한 형태로 보면 된다. 그러나 이 스윙을 주말골퍼들이 섣불리 시도하다가는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이 스윙에서 주의해야 할 요소를 내일 설명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