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개각] (일문일답) 강경식 <경제부총리>

5일 신임 재정경제원 장관겸 부총리로 임명된 강경식 신한국당 의원은 "한보사태를 잘 수습하는게 나의 첫번째 책무로 생각한다"며 "우리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단기적으로는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금융실명제는 세제면에서 추가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소감은.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그동안의 경제분야 경험등을 살려 열과 성의를 다해 경제를 조금이라도 낫게 바로잡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개각의 원인이 된 한보사건을 잘 수습하는게 첫번째 할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어질러진 경제를 수습, 한보사태와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는 제도개선에도 힘쓰겠다. 경제현안이 정비되면 기업의욕을 살리고 근로자의 근로의욕도 살리는 한편사회전체의 근검 절약 풍토를 조성, 경제가 활성화되는 환경을 만드는정책을 펴는데 온갖 노력을 다하겠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마디로 실력이상으로 씀씀이가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2백억달러를 넘은 무역적자나 1천억달러를 넘은 외채가 바로 그것을말해 준다. 단기적으로는 정부나 국민의 씀씀이를 줄여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82년 당시 처음으로 금융실명제를 추진했는데 현재 금융실명제에 대한 견해는. 당시는 세제개혁의 일환으로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기 위해 실명제를 추진했었다. 그러나 세제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법은 만들고 시행은 못했다. 문민정부들어 실명제를 실시한 것은 엄청난 결단이었다. 다만 최근 실명제가 부정 비리 관련자의 사정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추가적인 세제면의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규제개혁은 어떤 방식으로 하겠는가. 규제개혁은 건수 주의 개혁보다는 시장경제 기능을 살리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재정립되어야 하고 생산자위주의 경제정책도 소비자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 -물가 국제수지 성장의 3가지 경제지표중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지. 흔히 서로 상충되는 3마리 토끼라고 하지만 나는 이 세가지를 모두 잡을수 있다고 본다. 5공화국 초기 강력한 물가억제책으로 경쟁력도 높아지고 수출도 늘어 성장에도 기여하고 국제수지도 좋았을때가 있었다. 다만 그때처럼 3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모든 경제주체가 원가부담을 전가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흡수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물가에 가장 역점을 두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물가가 너무 비싸고 물가구조도 개방체제에 맞지 않는다. 지금은 연간 몇%대 이내면 물가가 안정됐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정적인 물가관리보다는 경제의 틀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경기부양책을 쓸 생각은 없는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개방경제체제에서는 부양책의 효과는 해외로 유출되기 쉽고 또 부양책을 쓰면 국제수지가 나빠질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