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세계엔 별일도 많다] (16) "하나의 샷에 모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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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골퍼들중 몇 퍼센트가 내기를 하느냐고 따지지 말라. 실상 모든 골퍼가 내기를 하는데 그걸 왜 따지는가" 이는 미 프로 골프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심리학자인 봅로텔러 교수의말이다.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골퍼들은 내기를 하고 프로들 역시 내기를 한다. 프로들은 주로 대회를 앞둔 연습라운딩때 내기를 한다. 그들의 내기는 집중의 계기를 마련하고 뭔가 반드시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 미 프로들중 내기파들은 리트레비노와 레이플로이드가 고참이고 래니왓킨스와 페인스튜어트 필미켈슨 프레드커플스 마크브룩스 존데일리 퍼지젤러 제이하스 등이 그 뒤를 따른다. 그러면 프로들은 어떤 형태의 내기를 해서 심장을 키우는가. 미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바로 "해머"라는 게임이다. ."망치로 두들긴다"라는 뜻의 "해머 게임"은 하나의 샷에 승부를 거는 형태. 단 하나의 샷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프로들로서는 이 게임으로 그 하나의 샷에 집중하는 배짱을 키운다. 해머게임은 샷마다 "더블"을 걸 수 있는 방식이다. 먼저 기본이 5달러라고 치자.상대의 티샷이 숲속으로 들어가면 골퍼는 그걸 보고 "해머"를 때린다. 해머를 받은 상대는 거기서 그냥 기본만 잃고 포기하던지 아니면 그 해머를 OK한다. 물론 OK는 회복의 자신이 있을 때 하는데 해머를 받아 들이면 배팅은 당연히 10달러가 된다. 포인트는 해머를 다시 두들길 수 있는 권한은 일단 해머를 받은 골퍼에게만 주어진다는 것. 해머를 받아들인 골퍼가 절묘하게 리커버리에 성공하면 그 골퍼가 다시 상대에게 해머를 두들기는 식이다. 양쪽이 다 열 받아 번갈아 두들기면 한 홀에서도 몇번이나 해머가 나오게된다. .이보다 더 가혹한 게임이 "해머 트위스트"이다. 단순한 해머 게임은 해머를 받은 사람만 다시 해머를 부를 수 있지만 이 게임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무차별로 해머를 두들길 수 있는 것. 즉 상대가 숲에서 헤매건 어쩌건 간에 유리하다 싶으면 샷할때 마다 원하는 골퍼가 계속 해머를 두들길 수 있는 것. "물에 빠진 사람이 있으면 한층 가혹하게 물로 밀어 넣는 식"이다. 그러나 골프는 결코 알 수 없는 법. 해머 트위스트에는 일시 만회의 묘미가 있다. 1993년 필미켈슨과 폴에이징거가 이 게임을 했다. 17번홀까지 미켈슨은 4백50달러를 따고 있었다. 18번홀의 해머 액수는 1백달러. 미켈슨은 2.5m 퍼팅이 서드샷이었고 반면 에이징거는 그린사이드 러프에서 서드샷을 쳐야했다. 당연히 미켈슨은 해머를 두들겼다. 누가보나 에이징거는 그냥 1백달러를 잃고 포기해야 정상. 그런데 의외로 에이징거는 해머를 받아들였다. 배팅은 자연적으로 2백달러가 됐다. 그런데 에이징거는 그 칩샷을 그대로 홀인시켰다. 그리고 그는 보란듯이 해머를 다시 쳤다. 배팅은 4백달러. 그 경우 미켈슨의 퍼팅은 홀컵을 돌아 나올 수 밖에. 에이징거는 순식간에 4백달러를 만회했다. 해머 게임은 "하나의 샷에 모든 걸 거는" 그 속성으로 보아 프로들에게 맞다. "별일"로 소개했지만 심장이 약한 아마추어들은 섣불리 덤벼들게 아니라는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