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로비 철저 조사" .. 클린턴 미 대통령 지시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10일 미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 중국정부의 조직적인 헌금로비 의혹을 적발하고도 자신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그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FBI가 지난해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에게 중국정부의로비의혹을 브리핑한 사실을 몰랐다면서 이는 대통령인 자신이 "당연히알아야 했을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만약 내가 그같은 사실을 통보받았더라면 이를 철저히 조사해 적절한 대처방안을 강구토록 했을 것"이라면서 중국정부가 미국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법무부가 지난해 6월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2명에게 중국정부가 미의회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시도하고 있다는 내용을 통보하면서 백악관 고위층에게는 보고하지 말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법무부가 중국정부의 헌금로비 의혹을 왜 비밀에 부치려 했는지, 또 국가안보회의 관계자들은 왜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는지 등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의장은 앤서니 레이크 전안보담당보좌관이 맡고 있었는데 미공화당은 레이크 중앙정보국(CIA)국장 지명자의 상원 인준과정에서 그 경위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미 ABC 방송은 지난해 의회선거를 앞두고 FBI로 부터 중국정부의 헌금로비의혹에 관한 경고를 받은 의원은 약 3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 워싱턴 포스트지가 당초 중국정부의 로비대상으로 보도한 6명의 의원중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에 이어 같은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바바라 복서상원의원도 이날 FBI로부터 비밀브리핑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