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컬렉션 가이드] '최고가의 예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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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햇동안 미국에서 최고가로 팔린 예술품 목록이 아트 앤 엔티크(Art & Antique) 잡지 3월호에 발표되었다. 바로 현대작품인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의 "여인"(1949년작)이다. 드 쿠닝은 1904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작가로 추상이면서 형상의 암시가 이면에 숨겨진 새롭고 격렬한 표현 양식으로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이 작품은 오렌지 빛 머리와 노락색 다리가 인상적인데 현대미술 경매사상 3번째로 비싸게 팔린 작품으로 1천5백62만2천5백달러(한화 1백18억원)에 팔렸다. 이 목록 중 순수예술 분야는 모네 드가 고흐등 주로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공예품 목록에서 한국도자기가 두번째로 비싸게 팔려서 주목을 받았다. 용무늬가 자개와 산화철로 장식된 조선시대(17세기초) 도자기가 감정가의 20여배인 8백41만7천5백달러(한화 64억원)에 판매되었다. 또한 고려시대(12세기 중엽) 청자 매병도 2백97만2천5백달러(한화 22억원)에 판매되어 눈길을 끌었다. 대개의 한국 미술품은 한국사람들에 의해 구입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평면작품의 경우 호(18x14cm)를 기준으로 가격을 정한다. 12호 이하 소품의 경우는 호수에 따라서 가격을 정하나 작품이 커지면 호당가격이 소품보다는 저렴하게 판매된다. 호수에 따라 작품가를 정하다 보니 작품크기가 큰 것이 비싸지는데 크기가 크다고 모두 훌륭하고 좋은 작품이 아니므로 큰 작품이 꼭 비싸야 할 이유는 없다. 작은 작품이라도 작품성과 예술성에 따라서 다르게 평가되어야 한다. 불경기에는 작품을 구입하기가 오히려 좋은 시기라고도 할 수 있다. 한때의 유행처럼 투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훌륭한 작품을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이기도 한 것이다. 소장한 현대미술을 팔고 싶을 경우 개인 화랑을 통해 위탁 판매할 수 있으며 10%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현재 작품의 진품여부를 가려주는 한국화랑협회 내의 감정기구는 앞으로 활성화하여 공인받는 감정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작품가격도 정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에서 이미 널리 시행되고 있는 "미술품 담보 대출"이 국내의 모 은행에 의해 곧 시행되어 예술품에 대한 신뢰도와 더불어 확고한 가치인정도 받게 되었다. 또한 국내에도 경매제도가 정착되어 투명한 미술품 판매제도가 확립되어야 한다.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서울에 지사를 두고 이곳을 통하여 소장품을 뉴욕이나 런던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먼저 팔고자 하는 작품을 감정받은 후에 경매에 보내지며 작품 운송비,보험료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판매시에는 일부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곳에서는 작품의 최저가를 정해 작품가를 보호하고 있다. 1774년에 설립된 소더비는 뉴욕에서 1년에 2번,3월과 9월에 한국미술품 경매를 실시한다. 2월 27일, 28일에는 뉴욕에서 3월 18일에 시행될 한국미술품 경매에 나갈 고려와 조선시대의 회화 및 도자기, 현대회화 김흥수의 작품을 서울에서 미리 선보였다. 크리스티에서도 한국 소장가들을 위한 프리뷰가 4월과 10월에 서울에서 열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