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광장] 수렁속 경제감안 임금협상 조속타결을 .. 김창훈

각 기업의 임금협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연초부터 노동법문제로 정신없었던 노사가 또다시 임금협상문제로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특히 금년은 정부에서 제시하는 임금 가이드라인조차 없이 전적으로 노사양측의 자율교섭으로 임금 인상안을 결정해야 함에 따라 여느 때보다 임금협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한 가정의 생활을 전적으로 임금에 의존하는 봉급생활자의 입장에서는 임금이 많이 오르면 오를수록 좋을 것이요,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을줄이면 줄일수록 보탬이 되는 것이기에 임금협상은 노사양측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임금협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만큼 여유롭지 못하는 점을 노사 양측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연초부터 노동법 개정과 관련한 파업으로 우리는 벌써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거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또다시 노사간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빚어진다면 우리경제는 더욱 깊은 수렁으로빠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여 임금협상을 서둘러 타결짓는 현명함을 보여주길 바란다. 현재의 경제여건은 고려치 않고 무리한 임금 인상을 요구해서도 안될 것이며, 임금 인상의 능력과 여유가 있는 기업이 불황을 핑계로 임금을 동결하는 것 또한 안될 일이다. 아무쪼록 노사 모두가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하는데도 이미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는 점을 감안하여 원만하게 임금협상이 타결되기를 바라는 마음간절하다. 김창훈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