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미끼 거액 챙긴 미국 변호사 등 3명 구속

10대들의 도피성 유학과 현지에서의 탈선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을 상대로 미국 영주권 취득을 미끼로 거액을 받아 가로챈 미국인 변호사가 낀 사기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외사부(유성수 부장검사)는 11일 불법체류 중이거나 미국유학에 결격사유가 있는 학생의 학부모들에게 영주권을 취득하게 해주겠다고 속여 1억2천여만원을 챙긴 미국인 변호사 토마스 헨리 케프너씨(50.미캘리포니아주LA거주)와 이화유학원 원장 김선태(45.서울 강남구 대치동)씨 등 3명을 해외이주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케프너씨 등은 해외이주업 허가없이 지난해 6월21일 서울 인터콘티넨탈 호텔 객실에서 자녀들이 미국에 불법체류중인 오모씨에게 "4천8백만원을 주면 자녀들의 영주권을 취득해 주겠다"고 약속, 2차례에걸쳐 2천4백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 지금까지 학부모 9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4억5천여만원을 받기로 한뒤 일부대금조로 1억2천4백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검찰조사결과 케프너씨는 지난해 12월 LA에서 이민국 담당자의 스탬프를 위조, 미국에 유학을 가려는 박모군의 여권 사증란에 허위로 영주권 취득자임시증명 날인을 한뒤 지난 3월 박군의 어머니 서모씨(45)에게 전달하는 등의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들과 유사한 수법으로 학부모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조직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