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청문회] 김원길의원 시종일관 침묵지켜 .. 이모저모

.이용남 전 한보사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16일 국회 한보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는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의 전근대적 경영행태를 엿볼수 있는 증언이 많아 눈길. 이전사장은 "정총회장은 분할지배책을 사용했다"고 말해 정총회장이 비자금조성과 운영전과정을 직할하면서 일종의 "점조직" 방식을 구사했음을 설명. 이에 대해 자민련 이인구 의원은 "사장과 본부장이 모두 껍데기란 말이냐"고추궁. 이에 이전사장은 "처음엔 나도 그 점을 섭섭하게 생각하기도 했으나 소유와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우리나라 기업현실상 내 힘으론 역부족이었다"고 토로. 이전사장은 "한보직제상 대표이사 직인 등은 모두 총수가 갖고 있고 나는 이름만 빌려줬을 뿐"이라고 말해 의원들로부터 "돈심부름꾼이냐"는 질책을 받기도. 그러나 이전사장은 자신이 연봉 1억원을 받는 "종신사원" 7명중 한사람임을밝히면서 "재벌로서는 처음 실시하는 한보만의 사기앙양책"이라고 자랑.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은 홍태선 전 한보철강사장에 대해 "증인처럼 솔직히 얘기한 사람이 없다" "엔지니어 출신이어서 그런지 꾸밈이없어 좋다"고 칭찬까지 해가며 각종 설에 대한 확인작업을 전개. 야당의원들은 홍 전 사장이 2천억원리베이트설 김현철씨의 당진제철소방문설 북한황해제철소투자설 등을 잇달아 부인하며 전문가 입장에서 설비투자내용 등을 상세히 설명하자 초반의 호의적 태도를 바꿔 언성을 높이기도. 홍 전 사장은 지난 1월8일 투자설명회 자료준비과정에서 매출액 이중계상에반대해 정보근 한보회장과 다툰 일 등을 차분히 진술. 그러나 홍 전 사장은 정총회장에 대해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고 옛날에인연을 가진 사람을 잊지 않는 등 좋은 점도 있다"고 평가. 그는 특히 "김종국 사장과 가끔 주인이 한번 바뀔것이라는 얘기를했다"고 말해 부도를 예견했음을 시사. .이날 이 전 한보사장에 대한 신문도중 국민회의 김원길 의원은 일체의 질의를 하지 않아 눈길. 이는 김의원이 "정치인 로비창구"로 알려진 이전사장으로부터 후원회금 명목으로 두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을 받았던 악연 때문. 이전사장은 그러나 "여야 정치인에게 경조사비 명목으로 돈을 건넸을뿐"이라고 진술. 이전사장은 신한국당 김학원 의원으로부터 "무슨 명목으로 로비했느냐"고 집요하게 추궁당하는 도중 허리에 차고 있던 무선호출기가 울리는 바람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는 등 허둥지둥한 모습을 연출. 한편 남은 특위활동기간중 청문회 장소로 사용되는 국회 145호 소회의실은평소 각당의 의원총회나 공청회가 열리는 곳이나 5공청문회 당시에는 5, 6공인사들을 대거 소환, 여야의원들이 신문을 벌였던 곳.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