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포커스] '일 도요타자동차'..'세계경영' 팔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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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자동차는 일본기업이 아니다'' 업계전문가들이 최근 도요타가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세계화 현지화전략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대부분의 일본기업들이 행동반경을 줄이는 등 소극적인 경영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반해 도요타는 아시아 북미 유럽 등 세계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비즈니스위크지도 최근호에서 도요타가 전역에서 펼치고 있는 세계화전략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21세기 세계자동차시장의 밑그림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오는 2000년까지 총1백35억달러를 쏟아부어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로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계획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도요타 경영전략의 주요골자는 세계화.현지화이다. 아시아 유럽 북미지역에 각각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현지 부품업체들과의 긴밀한 협력체제구축을 통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자동차를 제때 생산해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급속히 변화하는 소비자취향을 재빨리 파악하는 이점뿐만 아니라 각종 무역장벽도 손쉽게 극복할 수 있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먼저 북미시장공략을 위해 "대약진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을 통해 도요타는 오는 98년까지 북미지역에서의 생산대수를 현재의 두배인 1백2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올 가을쯤 미니밴 ''시에나''를 새롭게 선보여 2백80억달러규모의 북미 미니밴시장공략을 꾀하고 있다. 또 오는 99년에는 7억달러를 투자해 인디애나주 에번즈빌에 ''T100'' 픽업트럭공장을 세운다. ''T100''픽업은 협소한 공간, 파워부족등 기존 모델의 약점을 대폭 보완한 차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신차에 힘입어 최근 몇년간 침체를 거듭해왔던 미국시장에서 도요타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서만도 미국시장점유율은 2%포인트 늘어난 8.6%에 이르고 있으며 가을쯤 시에나의 출시로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도요타는 또 GM등에 비해 크게 취약했던 애프터서비스쪽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고객서비스에 최선을 다하는 딜러들을 위한 여러가지 인센티브프로그램도 내놓고 있다. 아시아지역은 도요타의 또다른 전략시장. 오는 98년까지 생산대수를 현재보다 30% 증가한 6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부품공급의 현지화를 최대한 활용해 생산코스트도 크게 줄인다는 전략이다. 또 도요타는 아시아지역의 도로및 기후사정을 감안해 단순하면서도 견고한 디자인의 모델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지화의 최대 성공작은 지난 1월에 출시한 세단인 "솔루나". 태국에서 생산되는 이 세단은 7백여개의 부품을 현지에서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현지화전략을 통해 도요타는 동남아시장 점유율을 현재 21%에서 2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미국 아시아지역에 비해 다소 뒤늦은 감은 있지만 유럽시장에서도 현지화를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대유럽투자로는 최대규모인 16억달러를 투자해 프랑스 북부 랭스지역에 자동차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인의 입맛에 맞는 "유럽카"를 개발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오는 2000년까지 도요타는 유럽지역의 판매대수를 현재보다 50%늘어난 60만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현지화전략에 못지않게 도요타는 "집안단속"에도 소홀히 하지않고 있다. 특히 혼다의 도전이 만만치가 않기 때문이다. 혼다는 미니밴 ''오딧세이'' 와 스포츠카 ''CR-V''등을 시장에 내놓는등 시시각각으로 도요타를 위협해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에는 도요타의 시장점유율이 15년만에 처음으로 40%대밑으로 떨어졌다. 이에따라 도요타 디자인연구소는 혼다에 대응하기위해 미니밴과 왜건스타일의 모델을 속속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 결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지난 2월에는 시장점유율이 39.5%로 늘어났다. 도요타는 또 사업다각화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00년까지 전체매출의 10%인 1백억달러를 비(비)자동차부문에서 뽑아내겠다고해 업계를 충격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미 조립식주택사업과 정보통신.방송부문에 손을 대고 있다. 아무튼 도요타는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과속이라는 다소 조심스런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도요타로서는 당분간 감속할 생각이 없다. 21세기가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