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수스 라파엘 소토, 한국전 .. '관계' 연작 등 30여점 선봬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헤수스 라파엘 소토 (Jesus Rafael Soto.74)의 작품전이 25일~5월10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734-6111)에서 열린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1층 로비에 설치된 대형조형물"매달린 입체"로 널리 알려진 소토는 서울올림픽 조각공원에도 "서울의 구체"라는 기념조형물을 세워 우리와도 친숙한 작가. 88년 갤러리현대에서 첫 한국전을 가진이래 두번째로 갖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88년이후 최근까지의 평면 및 판화, 멀티플작품들이 선보인다. 출품작은 "관계" 연작 및 "갈색의 정방형" "색띠들" "진녹색과 친숙한 관계" "여러가지 색들" 등 30여점. 시각적인 반복에의한 착시효과를 보여주는 옵티컬 아트의 범주에 속하는 그의 작품은 서로 조화를 이루는 색면과 투명한 평면, 혹은 줄무늬패널앞에 매달려있는 철사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관객의 움직임이나 공기의 흐름, 빛의 조건에 따라 작품이 진동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연출, 음악적인 리듬감과 율동감을 느끼게 해주며 환상적인 아름다움의 세계로 안내한다. 때로는 관람객들의 눈앞에서 신기루처럼 움직여 시각적인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그의 움직이는 그림들은 전기나 기계장치를 사용하지 않은 수작업만으로 이뤄지는 점이 특징. 회화와 조각을 조합한 형태의 움직이는 그림을 탄생시킨 그는 회화의 마티에르보다는 에너지에, 색의 물성보다는 공간에 더 관심을 갖는다. 음의 조합이 이루어내는 화음과 마찬가지로 색들의 조화속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공간인 색음을 창조해내고 있는것. 소토가 회화에 있어서의 음악적 표현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지난 50년 파리정착이후. 55년 드니즈 르네갤러리에서 열린 "무브먼트전" 참가를 계기로 움직이는 그림에 더욱 집착하기 시작한 그는 이후 막대기와 철사가 매달려있는 "진동" 시리즈를 잇달아 발표, 세계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69년이후에는 플라스틱줄을 걸어 움직이게 만든 "침투할수 있는 것들"이라는 또다른 시리즈를 발표했고, 이즈음 블로뉴비양쿠르에 있는 르노자동차공장에 25만개의 채색된 강철파이프로 된 역작을 만들었다. 파리국립미술관, 드니즈 르네갤러리,퐁피두센터를 비롯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미술관, 미국 뉴욕 구겐하임현대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어 호평을 받았으며 베니스 상파울루 등 국제적인 비엔날레에 초대작가로 선정됐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 파리현대미술관, 이탈리아 국립현대미술관, 캐나다 몬트리올현대미술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 일본 후쿠오카미술관과 하라현대미술관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