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 유화 제휴 .. 원료교환용 파이프라인 개설

재계의 라이벌 현대와 삼성이 석유화학 사업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어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충남 서산군 대산단지에 입주해 있는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은 올 하반기에 원료 교환용 공동파이프라인을 개설하는 등 상호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지난 89년 NCC(나프타분해공장)사업에 동시에 참여, 지금까지 신.증설 경쟁을 벌여온 양사가 전략적 제휴를 맺기로 함에 따라 울산과 여천단지에 입주해있는 유화업체들에도 전략적 제휴바람이 확산될 전망이다. 현대와 삼성은 지난해 3월 PCS(개인휴대통신) 신규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연합한 적이 있어 이번이 두번째 전략적 제휴가 된다.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은 올 하반기에 각각 35억원씩을 투입, 양사 공장을 연결하는 총연장 11km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원료를 교환할 계획이다. 현대는 삼성에 에틸렌과 벤젠 등을, 삼성은 현대에 프로필렌과 부타디엔 및 수소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양사는 원료 교환이외에도 정기보수를 실시할 때 잉여제품을 상호교환하고천재지변이나 사고 발생시에 공동대처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와 삼성의 이번 전략적 제휴는 올초 각각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정몽혁 현대석유화학사장과 유현식 삼성종합화학사장이 수차례 만나 경쟁력제고를 위해 출혈경쟁을 지양키로 합의한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백화점식 생산체제로 낭비요인이 적지 않았다"며 "현대와 삼성의 전략적 제휴를 계기로 유화업계내 자율적인품목별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