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이런 환대 생각 못했다" .. 적응 노력

서울생활 이틀째를 맞고 있는 황장엽 전북한노동당 비서와 김덕홍 전북한여광무역총사장은 빠른 시일내 한국사회를 이해하고 서울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안가에서 서울에서의 첫날밤을 보낸 황씨는 이틀째 날인 21일에도 베이징, 필리핀에서 지낼 때처럼 새벽5시께 일어나 안가주변을 가볍게 산책한후 그의 서울 안착사실을 대서특필한 조간신문들을 열심히 읽었다. 황씨와 김씨는 국내 언론들이 그들의 서울도착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을 보고 "이처럼 환대받을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놀란 표정을 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날 서울공항에서 안가까지 오면서 봤던 서울의 첫인상을 화제삼아 서울사람들의 일상생활은 물론 한보청문회 등 이것저것 궁금한 내용에대해 담당 수사관들에게 묻는 등 "제2의 삶"을 시작한 한국사회를 빠르게 이해하고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관계당국은 전했다. 황씨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식사는 하지 않고 간단하게 홍삼엑기스를물에 타서 마시는 것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곧 황씨를 대상으로 북한동향은 물론 남한내 간첩이나 친북세력 등 이른바 "황장엽 리스트"에 대해서도 신문할 예정이다. 또 일정기간이 지난뒤 미국의 요청에 따라 미국측에도 황씨를 직접 신문할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이와관련, 윌리엄 코언 미국방장관은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정부가 황장엽에 대한 미국의 접근권 보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다만 황씨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와 신문은 황씨가 어느 정도 한국사회에 적응한 뒤에 실시할 계획이며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는 가운데 한국사회를 이해하고 서울생활에 적응하는데 중점을 둬 황씨를 보호 및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황씨가 기자회견을 갖고 망명동기나 경위 등에 대해 대중앞에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한달이내에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