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생 절반은 '고아아닌 고아'..부모 이혼/별거 부양안해
입력
수정
고아원에 수용된 어린이의 절반 가량은 부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립사회복지연수원 김현숙 부교수는 "사회변화에 따른 육아시설 사업 개선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6~10월 전국 22개 육아시설(고아원)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교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시설당 수용아동은 평균 67.9명이었는데 이중 부모가 모두 있는 아동은 8.7명, 어머니만 생존 11.1명, 아버지만 생존 13.1명 등 전체의 48.1%는 부모중 어느 한쪽이라도 살아있다. 또 부모없이 할머니 등 기타의 친척이 있는 경우가 8.1명이었으며 연고자가 전혀 없는 아동은 평균 21명으로 전체의 30.7%에 불과했다. 편부나 편모가 된 원인으로는 사별이 32.6%인 반면 부모의 이혼(22.4%),별거(14.8%), 가출(30.3%) 등이 대부분이었다. 또 부모나 연고자가 전혀 없는 아동들도 부모가 사망(18%)하거나 아동이 가출(12.4%)한 경우는 적은 반면 부모의 유기(40.5%)나 가출(29%) 등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처럼 부모 등 연고자가 있는 아동들이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육아시설의 책임자들중 61.9%는 아동과 부모와의 관계유지가 필요하다는 적극적 태도를 보인 반면 관계유지를 "막을 수는 없다"는 소극적 자세가 33.3%였으며 "안된다"는 반응은 4.8%에 지나지 않았다. 관계유지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시설 책임자 중에서는 실제 양측이 원할 때 수시로 만나게 해준다는 경우가 63.6%로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 방학중에만(13.6%), 명절 등 특별한 날에만(9.1%), 정기적으로(4.5%)의 순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