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책] '화력이 당신의 인생을 바꾼다' .. 고은정

고은정 "화력이 당신의 인생을 바꾼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어감이 와닿지 않는다. 일본의 영기일즉이 쓴 긴 제목의 이 책에는 "말씨가 변하면 운기가 달라진다"는 등의 소제목이 달려 있다. 침묵의 순간에도 인간은 끊임 없이 말을 하고 있고, 인간과 인간의관계는 곧 말을 하는 것의 또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 까닭에 좋은 말또는 다듬은 말로 곧 원활한 인간관계를 생산한다는 전제 아래 좋은 말을하기 위한 세부적인 지침들이 열거돼있다. 말은 바로 그 사람의 인격을 내보이게 하는 수단이라는 사실을 모르는이는 없다. 그러나 말을 바로 하고 말을 다듬어 하면 그 심성에 변화가 오는 메타니즘에 대해서는 무심하기 쉽다. 혼탁한 사회, 무질서한 환경에 살면서 좋은 말을 듣고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말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사리조차 인식되고있지 않은 우리의 현실에서는 더더욱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저자는 일본의 사회를 기준으로 화술과 화법의 총체인 화력의 중요성을강조하고 있는 까닭에 더러 우리의 정서와 맞지 않는 대목이 있기는 하다. 대인관계에서 좀처럼 속내를 노출하지 않고 말치레에 치중되어 있는그네들 사회에서 효과적인 인간관계를 갖기 위해서는 심력을 배양하고내용성과 대응력을 강화하여 인간관계를 연마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정서적으로 괴리가 있다 하더라고 우리의 황폐한 언어 현실에서 볼 때유념할 필요가 있다. 말치레에 치우쳐 진정한 인간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저들이라고한다면 우리는 오히려 마음과 달리 함부로 내뱉는 말 탓으로 인간관계가거칠어지는 쪽이다. 어쨌거나 바르고 좋은 말을 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인생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내용은 요즈음 눈여겨볼 만한대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