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내장' .. 간단한 수술로 정상시력 회복

평균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고령층의 백내장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 노인성 안과질환인 백내장은 카메라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외부로부터 빛이 제대로 눈속으로 통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50대이후에 주로 나타난다. 사물이 뿌옇게 보이고 시력이 감퇴하며 망막에 깨끗한 상이 맺혀지지 않는다. 백내장의 으뜸가는 원인은 노화로 별다른 이유없이 눈이 침침해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퇴행성 변화. 수정체의 대사장애로 맑았던 수정체가 혼탁해져 노인성 백내장이 일어난다. 이밖에 당뇨병 고혈압 등의 합병증, 포도막염 등 안구내 염증, 망막질환 외상 등에 의해 백내장이 올 수 있다. 포도막은 홍채(각막과 수정체사이에서 동공을 둘러싸고 있는 둥근막으로 카메라 조리개 역할을 함), 모양체(수정체의 양끝에 붙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근육), 맥락막(망막뒤쪽에 위치)을 통칭한다. 백내장은 발병부위에 따라 처음부터 시력장애가 나타나기도 하고 혼탁이 심하더라도 일상생활에 불편없이 그럭저럭 지낼 수도 있다. 즉 수정체 가운데가 혼탁하면 발병초기부터 시력장애를 초래하는데 특히 실내에서는 시력이 괜찮은데 밝은 실외로 나오면 갑자기 잘 보이지 않는 주맹증이 나타난다. 또 멀리 볼 때는 괜찮으나 독서를 하려면 잘 보이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반면 수정체의 주변이 혼탁하면 상당히 혼탁이 진행돼도 백내장말기까지 그런대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시력장애가 없는 백내장의 경우 수정체를 맑게 하지는 못하지만 혼탁을 억제하는 점안약이나 복용약을 투여하는 방법을 쓴다. 그러나 시력장애가 심하고 혼탁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로 갈아끼우는 수술을 받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백내장수술은 빠를수록 좋다. 간편한 수술방법이 보편화돼 수술 당일에 퇴원이 가능해졌다. 이찬주 안과의원(서울 관악구 신림5동)의 이원장은 "과거에는 수술기법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시력이 0.3이하로 떨어질 때만 수술을 실시했다"며 "최근에는 간편하고 안전한 수술기법이 개발돼 독서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시력 0.5이하의 모든 백내장환자에게 수술이 권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수술이 화급을 다투게 급한 것은 아니지만 합병증 발생을 막기 위해 가급적 일찍 받는게 좋다는게 안과전문의들의 일반적 견해다. 백내장이 오래되면 수정체의 수분함량이 증가해 수정체의 부종, 일시적인 근시현상이 올 수 있다. 이밖에 각막과 수정체사이에 있는 방수흐름이 차단돼 동공이 압박당하는 동공폐쇄녹내장, 수정체내 단백질성분이 수정체밖으로 빠져나와 일어나는 안내염이 초래될 수 있다. 백내장 수술에는 수정체와 이를 싸고 있는 후낭을 같이 제거하는 낭내적출술과 후낭은 남겨놓고 수정체만 떼내는 낭외적출술이 있고 초음파유화흡입기를 이용한 낭외적출술이 보편화돼있다. 이원장은 "다이아몬드칼로 눈을 3~4mm 가량 절개하고 초음파유화흡입기를 넣어 수정체핵을 초음파로 잘게 부순후 펌프로 흡입한다"며 "절개부분이 작아 회복이 빠르고 난시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리콘이나 아크릴재질의 접었다 펼 수 있는 인공수정체가 개발돼 적게 절개하고도 인공수정체를 삽입할 수 있게 됐다. 백내장수술후에는 심한 육체노동만 피한다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낭외적출술후 남겨둔 수정체후낭이 다시 혼탁해지는 경우가 절반을 차지하는데 이를 후발성백내장이라고 한다. 이는 어븀야그 레이저를 이용해 혼탁한 수정체후낭을 제거해버리면 굴절률변화없이 원래의 시력을 회복할 수 있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백내장 등 노인성안과질환을 예방하려면 베타카로틴 루틴 지아산친 등 항산화비타민을 많이 복용하고 외출시 모자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햇빛을 가리는게 중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