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일자) 연결재무제표 분석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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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재무제표는 일정기간동안의 영업실적이나 재산상태등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명세표다. 재무제표가 실제 기업내용과 차이가 있거나 과장됐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것은 불문가지다. 특히 상장회사인 경우 잘못된 투자정보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크가. 증권거래소는 최근 12월결산 상장법인들의 연결재무제표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연결재무제표는 법률적으로 독립된 2개이상의 회사가 실질적으로는 지배종속관계에 있어 한 회사로 볼 수밖에 없는 경우 이들 종속회사들까지 합쳐서 회사영업실적이나 재산상태를 따져 본 것이다. 지배종속관계는 출자지분이 50%이상이거나 30%이상이면서 최대주주인 경우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 지배종속관계에 있는 회사들은 어느 한 회사가 문제가 생기면 모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정규모이상의 기업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토록 하고있다. 지난해 영업실적을 토대로 작성된 2백67개 상장기업들의 연결재무실적은 대체로 개별재무제표보다 부채가 많이 늘고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들의 실질적인 경영내용이 자회사들까지 감안할 경우 이미 발표된 것보다 더욱 나쁘다는 얘기다. 심지어 모기업 한개회사의 매출액보다 자회사들까지 합친 매출규모가 줄어든 경우도 17개업체나 돼 놀라움을 금할수 없다. 이는 모기업의 매출이 자회사와의 내부거래가 대부분이고 더구나 매출로 잡힌 것중에서도 상당붑분이 자회사의 재고로 쌓여있기 때문이다. 한심한 노릇이다. 우리는 이러한 연결재무제표의 분석결과가 우리기업들이 반성해야할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무분별한 기업진출의 폐해당 사업다각화는 시너지효과를 통해 경영개선에 도움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영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수익성을 무시한 덩치키우기식 팽창전략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하고 하루빨리 시정돼야할 과제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시사점은 부채경영의 병패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결과 자본총액은 0.14%밖에 늘지않았는데도 부채총액 36.8%나 늘어난 것은 자회사들의 재무구조가 극히 취약함을 반증한 것이다. 때문에 당초보다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은 뻔한 이치다. 지난 3월 증권거래소가 30대 기업집단 상장회사들의 평균부채비율이 95년을 기준으로 3백86.9%에 달해 미국이나 일본기업들에 비해 훨씬 높다고 분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최근의 한보.삼미부도사태나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너무 높았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과다한 금융비용부담이 높은 금리에도 원인이 있지만 부채경영이 더욱 심각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이러한 지적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잊어버리는게 우리의 기업풍토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요즈음 이에 대한 반성이 나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경기가 호전되더라도 잊지말고 재무구조개선에 더욱 노력해야할 것임을 강조해 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7일자).